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성남 서울공항에서 펼쳐지고 있는 '2001 서울에어쇼'비행시뮬레이션 경연대회에서 현역 기장과 초등학생 아들이 나란히 예선을 통과해 화제다. 주인공은 대한항공에서 최신예 기종인 B737 800기 기장을 맡고 있는 강종훈씨(45)와 비행시뮬레이션 경력 6년을 자랑하는 아들 황석군(12·초등학교 6년). 강씨 부자는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서울에어쇼의 특별기획 이벤트인 비행시뮬레이션 경연대회 민항기 부문에 도전해 예선을 가볍게 통과했다. 본선대회는 20일부터 이틀간 서울공항 행사장에서 열린다. 강 기장은 공군 소령으로 예편한 뒤 1989년 대한항공에 입사,B727기와 B747기의 부기장을 거쳐 B737 기장 및 검열조종사로 활약중이다. 비행시간은 9천5백39시간으로 베테랑 조종사다. 아들 황석군은 비행시뮬레이션 게임 마니아로 사이버 조종실력만큼은 아버지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사용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은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00'.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제작한 인기 상품으로 국내에만 5천여명,전세계적으로 10만여명의 동호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항공기 및 기상,지형,각국 공항정보 등을 실제상황처럼 구현해 가상체험 게임 마니아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해군의 조종사 양성을 위한 공식훈련 과정에도 포함됐다. 일부에서는 미국 테러사건의 범인들이 이 게임을 연습용으로 이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비행경험이 풍부한 아버지와 시뮬레이션 조종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온 아들간 대결은 본선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본선 당일 잡힌 비행 스케줄로 강 기장이 대회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시뮬레이션대회의 본선에는 강씨를 빼고 모두 42명이 진출했다. 이 대회 예선에는 민항기 부문 84명과 전투기 부문 1백46명 등 총 2백30명이 참가했다. 강 기장은 "이번 대회가 비행 때문에 자주 함께 지낼 수 없었던 아들과 정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일 때문에 본선에는 같이 참가하지 못하지만 대신 아들이 선전하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