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중 대통령은 19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3국과의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 테러사태 이후 급변하고 있는 안보, 외교, 경제분야에서 새로운 '공조의 밑그림'을 그린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단독 정상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례적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정책 및 반테러전쟁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요지 -국제사회의 테러근절 노력과 관련한 한국의 역할은. △김 대통령=한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테러 근절 성명에 적극 동참하고 이런 국제연대에 앞장설 것이다. 우리는 이번 반테러 전쟁에 의료지원단과 수송단, 연락장교를 파견한다고 밝혔고 여타의 것을 지원한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 그리고 앞으로 모든 일에서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하겠다. -북한이 최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국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부시대통령의 생각은 무엇인가. △부시 대통령=우선 김 대통령에게 김정일 위원장의 태도에 대해 듣고 싶다. 김 대통령은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는데 앞장서 왔다. 미국 정부도 이미 북한과의 대화를 제의했는데 북한은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나는 북한이 우리의 제의를 받아들여 주기를 희망한다. 김 대통령도 기회를 줬고 나도 기회를 줬다. 북한이 우리의 제의를 받아 들인다면 한반도의 평화적 관계를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그 기회를 잡아 평화에 대해 관심이 있고 북한 주민들의 생활도 향상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 세계에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이것만이 김 위원장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하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다. 이것이 오늘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김 대통령과) 논의할 사항이다. 나는 (이번 회담에서)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할 것이다. 이런 주요 문제에 대한 김 대통령의 강력한 지도력에 경의를 표한다. [한.러 정상회담] 김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와 꽁치분쟁, 경제협력방안 등 양국간 공동관심사를 놓고 45분간 얘기했다. 김 대통령은 지난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결과를 청취하고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서 러시아가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양국 정상은 또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사업, 나홋카공단 건설문제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한.중 정상회담] 김 대통령은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내년 수교 10주년을 계기로 양국간 '전면적인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공동노력 방안을 중점 논의했다. 또 테러근절과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 등도 협의했다. 양국 정상은 이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및 장주석의 방북결과,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상하이=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