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연쇄 테러에 이어 우편물 탄저 테러가 미국인들을 공포 속에 몰아 넣고 있으나 수사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러 수사를 총지휘하고 있는 연방수사국(FBI)은 국내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찾지 못하자 눈을 해외로 돌리고 있다고 관계자들이 19일 밝혔다.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의 수사 단서는 이제 바닥났다"고 말하고 "해외에서 아직까지 추적하고 있는 단서에 초점이 집중되고 있다"며 테러 수사가 교착 상태에 빠졌음을 시인했다.


FBI는 이날 현재까지 미국에서 연쇄 테러와 관련해 830명을 체포 또는 구금했으나 별 진전을 보지 못했고 지난주만 해도 200명을 넘던 신문대상자는 이제 100명 선을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9.11 연쇄 테러에 모두 50여만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보고 이 자금의 전달경로 추적에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테러 조직의 자금줄 봉쇄 조치에 동참 의사를 밝힌 나라는 100개 국가를 넘어섰으며 미국 재무부는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갑부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조직 알 카에다에 대한 자금줄 봉쇄에 나서 미국의 400만달러를포함, 전세계에서 2천400만달러의 재산을 동결시켰다고 밝혔다.


미국은 특히 테러 공모 혐의자 2명을 추적 중인 독일과 20여명을 신문하고 있는영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네덜란드 등 유럽쪽의 수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전날 31명으로 알려졌던 미국 의사당의 탄저균 양성 반응자는 28명으로 줄었고 지난 며칠동안 의사당 일대에서 광범위한 역학 조사에 나섰던 관계자들은 추가접촉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히는 등 워싱턴 중앙 정계를 엄습했던 탄저 테러 소동은 일단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항상 북적대던 의사당은 상원의원 몇 명과 일부 보좌관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끊겨 매우 적막한 장면을 연출했으며 의사당 관계자들은 미국 역사상 상하 양원이 사고로 사실상 폐회에 들어간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