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선달씨(가명)는 단타매매에 지질대로 지쳐 있다. 돈이 불어나기는 커녕 투자원금은 연초에 비해 반토막나 있다. 게다가 직장생활 하면서 하루종일 시세단말기를 들여다 볼 수도 없는 노릇. 좀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김씨는 22일부터 증권사와 은행에서 파는 '장기증권저축'에서 실마리를 찾기로 했다. 이자나 배당소득을 한 푼도 내지 않는 데다 연말 정산때 세금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는 뉴스가 귀를 솔깃하게 한 것. 거래 증권사 직원도 주가가 잘 하락하지 않는 고배당주에 투자하면 비과세 세액공제 배당수익 등 3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김씨에게 '장기증권저축' 가입을 권했다. 김씨의 가상 포트폴리오를 쫓아가 보자. 6백60만원 절세효과 =단타매매 습관을 끊고 장기투자하기로 한 김씨는 위탁계좌에 있던 주식을 현금화해 장기주식저축에 넣었다. 여윳돈이 있던 것까지 합해 1인당 가입한도인 5천만원을 꽉 채웠다. 김씨는 마음같아선 5천만원을 모두 주식에 투자하고 싶었다. 증권사 직원은 5천만원 가운데 2천만원만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 3천만원은 간접투자상품인 '장기증권투자신탁'에 가입하라고 권했다. 증권사 직원의 권유대로 가입했다. 김씨는 올해 연말정산을 하는 내년 1월에 총 가입금액 5천만원의 5.5%(주민세 면제효과 포함)인 2백75만원의 세금을 공제받는다. 김씨는 내야 할 근로소득세(3백만원) 대부분을 고스란히 돌려받게 된다. 게다가 내년소득에 대해 연말정산을 하는 2003년 1월에는 가입금액의 7.7%인 3백85만원의 세금공제를 또 받게 된다. 2년동안 6백60만원을 벌게 된 셈이다. 주식보유비율과 회전율 =김씨는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직접투자분 2천만원의 70%인 1천4백만원을 투자해야 한다. 또 가입기간중 주식보유비율이 70%를 넘어야 한다. 그런데 증권사 직원은 고민하지 말라고 했다. 가입후 2개월 동안은 주식투자를 하지 않아도 주식투자비율 70%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종목선택을 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게다가 김씨가 직접투자금액의 70%인 1천4백만원어치 주식을 산 뒤 주가하락으로 70%의 주식비율을 맞추지 못하더라도 현금인출을 하지 않으면 세금공제 혜택은 그대로 받는다. 증권사 직원은 또 나머지 6백만원을 BBB-급 회사채에 투자해 연 6%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간 매매회전율이 4백%로 제한됐다는 점도 마음에 걸렸다. 이왕 장기투자를 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1년에 4회 매매한다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증권사 직원은 고배당주에 투자하면 연간 4회만 매매해도 충분하다고 설득했다. 연간 회전율(매도금액/보유주식시가평균잔액x100)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얘기다. 고배당주에 투자하라 =직접투자건 간접투자건 고배당주가 주가하락 위험이 크지 않고 배당수익도 낼 수 있어 장기주식저축을 통한 투자로 적합하다. 대우증권도 장기증권저축 관련 투자유망종목으로 자본금이 큰 대형주 재무구조 우량주 수익성과 배당성향이 높은 고배당주를 꼽았다. 주식투자를 통해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을 내고 보유주식의 주가가 하락하지 않는다면 연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증권은 배당투자유망종목으로 인지컨트롤스 풍산 대한전선(이상 배당수익률 8%대) LG전자 대한도시가스 부산도시가스 중외제약 이수화학(이상 배당수익률 7%대) 청호컴넷 한국철강 두산 영원무역 보령제약 서울도시가스 한국포리올 한국제지 남해화학(이상 배당수익률 6%대) 현대백화점 국도화학 LG전선 동일방직 신흥 덕양산업 세아제강 아세아시멘트(이상 배당수익률 5%대)을 제시했다. 내년에 가입해도 좋다 =장기주식저축에 가입해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는 횟수는 2회이다. 내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판매되므로 올해 가입한 투자자는 올해와 내년 연말정산때, 내년 1~3월에 가입한 투자자는 내년과 내후년 연말정산때 세금공제와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가입기간이 1년에서 3년이지만 두번 세액공제를 받은 뒤 1년에는 비과세 혜택만 받는다. 근로소득자 이외에 종합소득을 내는 자영업자 등도 가입할 수 있다. 다만 1년 이상 세금공제 혜택 요건을 지켜야 하며 도중에 돈을 빼내면 공제받은 세금을 몽땅 추징당한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