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정부의 외국인 개방정책이 현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외국인 전문가를 적극 채용해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정부 계획이 실업증가와 맞물리면서 중대 위기에 몰리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최근 두 분기동안 모두 5천여명의 신규 실업자가 발생했다. 또 올해말까지 2만명이 새로 직장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실업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하지만 정부는 외국인 채용제한이 싱가포르의 이미지를 해칠 뿐만 아니라 외국인 직접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리셴룽 부총리는 최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외국인 채용규정을 엄격히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국민들의 불만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프로그래머인 버나드 옹은 "많은 싱가포르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해 나라를 떠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변화의 기류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싱가포르 총선이 집권당의 조기실시 요청으로 올해 안으로 앞 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치인들은 외국인 채용문제가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 잘 알고 있다. 야당 정치인들은 정부가 내국인을 역차별하고 있다며 이 문제의 공론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분명하다. 고촉통 총리는 지난 8월 연설을 통해 "외국인 채용은 싱가포르가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라며 "능력있는 사람들을 외부에서 끌어오지 않으면 10년안에 상당수 고부가가치 산업이 중국으로 이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