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에 옷깃만 스칠 정도의 "악연"이 있는 사람들 마저 "왕따"를 당하고 있다. 탄저균 테러공포가 심리적인 공황 상태로 치닫고 있는데 따른 현상이다. 탄저균 감염으로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미 AMI의 직원들은 요즘 세상 살 맛 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플로리다주 보카러튼에서 타블로이드 신문을 발행하는 이 회사의 한 직원은 며칠 전 경찰에게 AMI에 근무한다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순간 "저리 꺼지시오"라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 AMI에서 감염자로 확인된 환자는 2명 뿐. 양성반응을 보인 직원도 7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AMI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한결같이 "나병 환자"와 같은 취급을 받는다고 전하고 있다. 경찰은 물론 친구들로부터도 기피인물로 찍히고 있다는 것. 탄저균은 사람을 통해 전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으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AMI사에서 25년간 근무한 한 사서는 수년간 다니던 미용실에 가서도 "다시는 오지 마세요"라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사서는 유모들도 집에 오기를 꺼리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AMI 빌딩의 야근청소를 감독하는 직원의 부인은 AMI에는 근무한 적도 없지만 파출부 일을 접어야 했다. 물론 탄저병에 걸린 환자 가족들은 더 큰 "왕따"의 고통을 겪고 있다. 최근에 탄저병 감염이 확인된 AMI사의 직원 어니스톤 블랑코씨(73). 그가 2주 전 마이애미 병원에 입원했을 때만해도 그의 부인은 인근 병실 환자의 가족들과 친구처럼 지냈다. 그러나 감염소식이 전해지면서 방문객이 뚝 끊기고 대화하기도 힘들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