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정부가 출범한지 불과 3개월 만에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9.11 테러 직후 미국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반테러정책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리고 그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5억3천만달러의 재정지원을 약속받았다.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져있는 인도네시아에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 그러나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메가와티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세계 최대 이슬람교도 보유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연일 반미집회가 열리고 있기때문이다. 자카르타에 있는 이슬람수호전선의 한 간부인 자파르 시디크 "아프간 공격을 단행한 미국과 그 우방국들을 상대로 정부가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를 추종하는 모든 이슬람교도들이 직접 서구인들의 재산을 몰수하고 그들을 해외로 추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맞서 인도네시아에 있는 몇몇 서구기업들은 이슬람단체들이 계속 신변에 위협을 가한다면 철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있다. 메가와티 대통령이 결국 한발짝 물러났다. 수질로 밤방 유드호요노 안전부장관은 최근 "미국의 반테러연대는 계속해서 지지할 것이지만 미국의 아프간공격에서 군사적 지원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전적인 이슬람단체들을 달래서 급속히 퍼져가는 반미시위를 누그러뜨리는 한편 서방세계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고육책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