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의 부상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에 부러움과 동시에 두려움을 주고 있다. 작년 말 이후 세계 주요국들이 경기둔화를 겪고 있는 데 반해 중국만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중국경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한국경제가 중국과 일본경제 사이에서 더 이상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어느 한 곳으로 예속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중국경제의 부상은 과연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중국경제에 대한 몇가지 잘못된 인식을 보자. 첫째,중국경제가 다른 나라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데 대한 인식의 오류다. 중국의 경우 아직 GDP 중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특히 세계 경기둔화의 근원이라고 할 미국으로의 수출이 중국 전체 GDP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경쟁국인 한국이나 대만 등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또 현재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는 정보통신 산업의 성장둔화에 기인한 면이 큰데 반해 중국경제는 아직 정보통신 산업에 의존할 정도로 생산구조가 고도화돼 있지 않다. 결국 중국경제가 현재 전세계적인 경기둔화에 무관할 수 있는 것은 이같은 폐쇄성과 전근대성에 기인한 것이지,반드시 중국경제의 경쟁력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중국경제는 무한한 저임노동력을 바탕으로 저부가가치 산업은 물론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도 한국을 위협할 것이라는 가설이다. 이는 물론 전적으로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난 몇년 동안 중국의 주요 대도시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수준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인력의 경우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즉 중국의 노동력이 계속해서 저임노동력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가정은 이러한 예를 볼 때 반드시 옳다고 하기 어려우며,특히 한국경제가 지향해야 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의 경우 더욱 그렇다. 셋째,중국경제가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한국을 비롯 선진국경제 수준까지 근접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이는 가시적인 제조업에 국한된 부분적인 사실이다. 아직 중국경제는 자동차 반도체 등의 제조업에서, 그리고 금융 유통 등의 서비스업에서 선진국 경제와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같은 인식의 오류를 바로잡고,보다 긍정적인 시각에서 중국경제의 부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특히 긍정적인 신호는 올해 말로 예상되고 있는 중국의 WTO 가입이다. 이는 중국경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세계경제에 편입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며,이를 위해 중국은 앞으로 5년 동안 거의 모든 산업분야가 개방될 것이다. 이러한 중국시장의 개방은 특히 인접국이며 아직도 산업구조의 보완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앞으로 예상되는 중국경제의 고성장과 더불어 중국에서도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의 탄생이 곧 가시화될 것이며,이들은 가격과 품질 면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한국의 기업들에 매우 매력 있는 소비자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긍정론을 바탕으로 한국기업들은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중국의 내수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듯이 너무 성급하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대만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노동집약적인 경공업을 위주로 지나친 대중투자를 단행,결과적으로 대만경제의 실업률을 높이며 정보통신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기형적인 경제구조를 지니게 되었다. 대만경제는 이같은 경제구조로 인해 최근 정보통신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적인 불황이 일자 다른 아시아 경제에 비해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중국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앞으로 주어질 기회를 십분 활용할 준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leedw311@hanmail.net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