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銀 역발상 인사 .. 김정태행장 '인사전략'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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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주택은행장이 국민.주택 통합은행의 인사정책과 관련, 특유의 '역발상'적 구상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김 행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통합은행이 출범하는 11월 이후 1백~2백명의 신규행원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지난주 가진 지역본부장 회의에서는 "앞으로 통합작업을 추진하는데 주택은행 직원의 정서나 노조의 반발 때문에 어렵다는 얘기를 하는 임원은 모두 사표를 내라"고 질타했다.
김 행장의 이같은 발언은 통합후 '능력에 따른 조직물갈이'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통합초기의 인사방식이 '조직 동요를 막기 위한 탕평책(蕩平策)'이 될 것으로 봤던 금융계의 예상을 뒤집는 것이다.
특히 통합은행 출범후 통합 1기 은행원을 뽑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국민.주택 두 은행 내에서도 의외의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통합에 대비해 국민은행이 3백81명, 주택은행이 1백50여명을 각각 명예퇴직시킨 지 한달도 못된 시점에 신입행원 채용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99년 상업.한일은행이 합병했던 한빛은행은 내부인력 구조조정으로 지난 3년간 신입행원 채용은 꿈도 못꿨었다.
금융계에서는 국민.주택 통합은행도 앞으로 전체 인원의 10% 가량을 줄여야 통합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지적해 왔다.
그러나 김 행장은 이같은 상식을 뒤엎고 새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나섰다.
"지금은 사람이 경쟁력인 시대"라며 "세계적인 수준의 은행이 되려면 세계적 수준의 은행원이 필요하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한 것을 몸소 실천에 옮기겠다는 얘기다.
김 행장은 한발 더 나아가 내년에는 현재 시행중인 전직원 성과급제를 확대 개편해 직위 직급과 무관하게 담당 업무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잡 프라이싱(job pricing)'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올해 시행을 목표로 외부컨설팅까지 마쳤지만 통합 이후로 미뤘다"며 "은행원들이 능력에 따라 연봉을 받는 조직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행장의 역발상 인사전략이 전통적으로 강성(强性)성향을 띠고 있는 두 은행 노조의 반발을 이겨내고 소기의 성과를 낼지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국민.주택은행은 빠르면 이번주초 본점 부서장급 이하 3천여명의 직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합병은행의 92개 팀장중 47개 팀을 국민은행이, 45개 팀을 주택은행이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