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실적발표 시즌을 큰 충격 없이 통과하고 있다. 지난 3/4분기 실적 호전 소식은 드물었지만 워낙 기대 수준을 낮춰놓은 덕분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4분기 전망하향도 투자심리의 급반전을 낳지 않았다. 지난 주 증시는 외국인의 줄기찬 매수를 타고 오름세를 나타냈다.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528.04로 금요일 거래를 마감, 주간으로 2.3%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62.06을 기록, 5.2% 급등했다. 반면 뉴욕 증시는 주춤거리며 4주만에 내림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5%, 나스닥지수는 1.9% 하락했다. S&P 500 편입 종목의 80%, 다우존스지수 종목은 30개 가운데 25개의 실적 공개가 이번 주면 마무리된다. 지난 금요일까지 경영성과를 공개한 S&P 500 지수 편입종목 46%의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4% 감소했다. S&P 500 종목 전체적으로는 22.4% 줄었으리라는 추정이다. 이번 주 실적발표 테이프는 삼성전자가 22일 월요일 오전 컨퍼런스 콜을 통해 끊는다. 영업이익 흑자 여부보다는 4분기와 내년 반도체경기가 초점이다. 한 배를 탄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망이 비관 쪽에 기울었음에 비추어, 강한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같은 날 발표되는 북미 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의 9월 주문출하비율도 눈여겨봐야겠다. 종합지수는 기술적으로 지난 2주간 5일선을 지키는 가운데 20일선을 상향돌파하는 등 강화된 지지력을 바탕으로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정부의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추진과 장기증권저축 발매 등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다른 투자자의 매수'에만 의지한 상승세에는 한계가 있다. 현 시점이 경기 하강보다는 반등에 가깝다는 등 이른바 '역실적장세'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문제는 경기가 하강기를 남겨두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이다. 따라서 상승 시 현금비중을 확대하면서 종목별로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미국 주요 기업 가운데는 3M, SBC커뮤니케이션즈, 컴팩, 아마존, 다임러크라이슬러, 듀폰, 이스트만 코닥,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AT&T, 엑슨 모빌, 하니웰, JDS 유니페이스 등이 경영성과를 공개한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24일 공개되는 베이지북이 주목된다. 이번 베이지북은 이달 초까지 경기상황을 진단하게 되며, 다음 달 6일에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에 반영된다. 베이지북은 경기의 골이 깊어지고 있음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한 하락압력은 금리인하 기대에 의해 어느 정도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컨퍼런스보드의 9월 경기선행지수, 9월 기존주택 매매, 9월 신축주택판매 등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다음 주 수요일, 31일에 발표된다. 전분기에 비해 위축됐다는 추정이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국내 경기와 관련해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목요일에 내년 경제전망을 내놓는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