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조성된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가 시장금리 하락세를 탄력적으로 반영하지 못해 오히려 서민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주택기금은 주택 자동차를 구입할 때 사야 하는 국민주택채권을 재원으로 정부가 조성하고 주택은행이 위탁 관리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주택기금의 근로자주택자금 대출금리는 최저 연 7%로 일반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 이달들어 연 6.0~6.5%로 내려갔다. 국민주택기금 대출은 지난 90년대 중반만 해도 금리가 연 8%로 은행 주택담보대출(95년 연 11~13%)보다 3~5% 낮았지만 올들어 가파른 시장금리 하향세로 금리가 역전됐다. 정부는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 지난 7월부터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를 0.5~1.5%포인트 내려 연 7.0~9.0%를 적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은행 대출금리보다 높은 상태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전체 주택자금대출은 기존 고금리 대출금 상환이 늘면서 1천48억원 감소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국민주택기금이 정책자금이다 보니 시장금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상대적 고금리 현상이 빚어졌다"며 "이는 적극적인 재정집행을 통한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에도 부합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