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19세기 자연주의 작가 에밀 졸라의 소설 '테레즈 라캥'이 미국에서 뮤지컬, 오페라, 영화 등 각기 다른 3가지 대중예술형태로 거의 한꺼번에 선보임으로써 화제가 되고 있다. 뮤지컬 작품은 '다우 셜트 낫(THOU SHALT NOT)'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25일 뉴욕 브로드웨이의 플리머스 극장에서 공연이 시작된다. 이 작품의 음악과 가사는 해리 코닉 주니어라는 작곡가.가수 겸 배우가 썼는데 그가 뮤지컬 음악을 작곡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 작품의 안무지도는 뉴욕 브로드웨이의 인기뮤지컬 '프로듀서스'의 안무지도로 올해 토니상을 수상한 수전 스트로먼이 맡아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테레즈 라캥은 병든 사촌에 시집을 가게 된 여주인공 테레즈 라캥이 단조롭기만한 삶을 살던 중 우연히 집을 찾아온 남편의 친구 로랑과 눈이 맞아 정을 통하다 남편을 죽인 이후 남편 혼령의 괴롭힘으로 정부와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는 처절한 생활을 하다 결국 죽음의 길을 택한다는 줄거리다. 스트로먼은 자신의 사망한 남편이 읽기를 권한 테레즈 라캥을 보고 감명을 받은후 언젠가 뮤지컬이나 발레작품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페라로 공연되는 '테레즈 라캥'은 다음달 30일 댈러스 오페라에서 첫 공연을 갖게 된다. '산타페', '환상의 미스터 폭스' 등을 작곡한 토비어서 피커가 작곡한 소설과 동명의 '테레즈 라캥' 오페라는 프란세스카 잠벨로가 연출을 맡았으며 내년과 후내년에 몬트리올과 샌 디에이고에서 순회공연을 갖는다는 일정이 잡혀 있다. 영화작품은 타이태닉에 출연했던 케이트 윈슬렛이 테레즈 라캥 역을 맡기로 돼 있으며 현재 기획단계에 있다. 당초 이 '테레즈 라캥' 영화는 지난해 촬영을 시작하기로 했으나 계속 지연이 돼 왔었다. 자신이 17세 때 이 소설을 읽었는데 책을 손에 잡은 후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고 회고한 윈슬렛은 이 작품의 여주인공 역을 맡기 위해 출연료가 대폭 깎이는 손해도 감수했다고 한다. 테레즈 라캥은 '나나', '제르미날', '목로주점' 등 에밀 졸라의 대표적 작품 중하나이며 자연주의 소설작품의 효시로 평가되고 있다. 졸라는 프랑스에서 한참 반(反)유대주의 움직임이 일고 있을 때 반역혐의로 기소된 유대계 육군장교 알프레도 드레퓌스 대위를 옹호하는 '나는 탄핵한다'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대통령에게 보내 결국 드레퓌스의 구명운동에 성공한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