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21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을 3주째 계속하는 가운데 지상군 투입에 이어 헬기를 공중 공격에 처음 동원하는 등 9.11 테러의 제1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을 직접 겨냥한 지상 작전으로 군사 작전의 초점을 옮기고 있다. 그러나 빈 라덴은 여전히 무사한 것으로 알려진 반면 민간인 피해는 속속 드러나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 국경 지대에서는 전쟁을 피해 탈출해 온 난민들의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미군 전투기들은 이날 아침 저고도로 비행하며 카불을 공격했으며 아프간 공격개시 이후 처음으로 탈레반의 대공포는 침묵을 지켜 방공망이 사실상 무력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 19일 첫 지상군 병력 투입 이후 지금도 계속되는 것으로알려진 미군의 비밀 지상 작전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불 현지 주민들은 전날 밤부터 헬기들이 비행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으며 탈레반 관리들도 헬기들이 칸다하르를 공격했으나 착륙을 저지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해 미군 헬기들이 주요 도시 공격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군의 공격 과정에서 카불의 주거지 카이르 카나에 폭탄이 발사돼 일가족 9명을 포함해 최소 10명이 숨진 것을 외신 기자들이 확인했다. 이는 미군이 지난 7일 공격을 시작한 이래 객관적으로 확인된 것으로는 최대 규모의 민간인 피해다. 미군 전투기들은 이밖에 서부 헤라트와 카불 인근의 탈레반 전선, 북부 사망간 등에도 공습을 계속했으며 이 과정에서 비어있던 헤라트의 병원 한곳이 폭탄을 맞아파괴되기도 했다. 파키스탄과 이란 국경지대로 몰려들고 있는 난민들의 상황도 악화해 파키스탄에서는 전날 5천여명의 난민들이 한꺼번에 입국한데 이어 21일에도 대거 난민들이 쏟아지자 파키스탄은 차만의 국경 지대를 폐쇄했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의 국경수비대는 국경 개방을 요구하면서 돌을 던지며 항의하던 아프가니스탄 난민 600여명을 제압하기 위해 공중에 발포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파키스탄 접경지역에는 현재 아프간 난민 10만-15만명이 파키스탄의 입국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탈레반 정권은 긴급 각의를 열어 아프간에 투입된 미군 특수부대에 맞서기 위해 전국에 로켓 발사기, 중기관총, 대공 기관포 등 무기와 탄약, 병력을 추가로공급할 것을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고 물라 아미르 칸 무타키 교육장관이 밝혔다. 빈 라덴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마울비 잘라루딘 하카니 탈레반군사령관 겸 국경지역장관은 파키스탄의 이슬람정당 연합체 '아프가니스탄방위협의회'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빈 라덴과 동료들은 전적으로 안전하게 살고 있다. 그들은 어떤 해도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국 합참의장은 "지금까지 공습으로 다수 아프가니스탄내 훈련 캠프가 파되돼 가까운 장래에는 그들이 테러 훈련 활동을 재개할 수 없게 됐다"고 전과를 설명하고 빈 라덴의 생포 여부에 관해서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를 잡을 수 있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마이어스 의장은 또 미군 헬기 한대를 격추하고 병사 20명 이상을 사살했다는 탈레반의 주장을 부인했다. 미군은 19일 파키스탄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병사는존 에드먼즈(20)와 크리스토펴 스톤시퍼(28) 등 2명이라고 확인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중앙정보부(CIA)에 9.11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빈 라덴을 처치하고 그의 통신, 보안장치 및 기반시설을 파괴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한편 비밀 활동이 중심이 되는 대(對)테러 첩보기구의 예산을 10억 달러 증액키로 했다고 밝혔다. (카불 워싱턴 AFP AP=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