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항공우주사업 부문의 분사를 추진하고 대우종합기계가 항공통합법인인 한국우주항공산업(KAI)의 주식을 매각하기로 해 국내 항공기 제조 및 정비시장에 제2의 구조재편이 예고되고 있다. 22일 대한항공은 미국의 테러사태 등으로 악화된 항공운수부문에 역량을 집중키 위해선 항공기 부품제조 및 전투기 정비 등을 담당하는 항공우주사업본부를 분사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회사 내부에서 제기돼 중장기 과제로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올 상반기에 1천3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주잔고는 12억달러에 이른다. 대한항공은 지난 99년 항공산업 빅딜 당시 선발주자로서 기술력이 앞선다는 점을 내세워 빅딜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항공우주사업을 벌여왔다. 한편 대우종합기계는 워크아웃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KAI 주식 28.08%를 매각하기로 하고 현재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움직임이 맞물려 99년의 빅딜에 이어 두번째로 국내 항공우주산업 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편방향에 대해선 세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통합법인과 합쳐지는 형태다. 대한항공이 분사시킨 항공우주사업본부를 통합법인에 내주고 대신 대우가 갖고 있는 지분 28%를 인수하는 형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항공사업 통합작업이 가시화되는 효과와 함께 대한항공이 구조조정을 하고 통합법인의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다음 시나리오는 대한항공이 우주항공사업 부문을 분사시킨 뒤 외자를 유치해 대우지분과 채권단이 갖고 있는 15%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외자유치와 대우지분 처리라는 장점이 있지만 정부의 항공사업 일원화정책과 배치된다. 따라서 대한항공에 지분 참여하는 외국업체가 추후 통합법인과 합작하는 방안이 전제돼야 실현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대한항공이 통합법인에 우주항공사업부문을 양도하고 삼성테크윈이 대우종합기계의 지분을 인수,경영권을 갖는 방안이다. 항공사업 일원화정책에 부합된다는 점에서 정부는 내심 이 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합법인은 현재 삼성테크윈 현대우주항공 대우종합기계가 각각 28%,채권단이 15%의 지분을 갖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