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적자는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해 중반 18달러를 웃돌던 1백28메가 D램 가격이 1달러대로 폭락한 상태에선 이익을 내는게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분기별 사업부문별 손익을 집계하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가 나기는 90년 초반 이후 처음인 것 같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삼성의 적자폭은 그래도 작은 편이다. D램 전문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의 4.4분기(6~8월) 영업적자는 1조2천7백억원, 하이닉스의 3.4분기 적자는 5천3백10억원에 달했다. ◇ D램값 4분기 이후엔 회복될까 =향후 D램 가격과 D램 업체들의 실적에 대한 전망은 낙관론이 우세한 편이긴 하나 비관론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낙관론은 주력제품이 1달러 수준이라면 더이상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경험에 근거한다. 한누리증권 등 일부 국내증권사가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이 바닥이라고 판단한 것은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내년 3.4분기중 수요와 공급이 밸런스를 이루고 내년 4.4분기중 1.5% 이상의 수요초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UBS워버그는 최근 삼성전자가 내년에 D램 사업분야에서 1조2천7백억원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D램가격의 반등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 D램업계 구조조정 빨라진다 =D램 시장은 주요 업체가 탈락하거나 통합하는 구조조정을 거쳐야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반도체 가격 폭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감산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은 이같은 생존게임이 가닥을 잡을 때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미 대만의 모젤바이텔릭 윈본드 등 하위권 D램 업체들은 자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거나 재무구조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D램업계 4위인 독일의 인피니언은 일본의 도시바와 D램 및 플래시부문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