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송가구(대표 김진구)는 설립된지 6년밖에 되지 않는 가정용가구 생산업체이다. 그러나 창업때부터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국 전통의 기법과 문양을 억척스럽게 고집해 "가구의 명품화"를 이뤄냈다. 이 회사의 특허출원 및 의장등록 건수는 무려 20여건이 넘는다. 한국 목재기술의 결정판이라고 불리는 팔만대장경 목판본에서 힌트를 얻어 다양한 기술을 만들어 냈다. 연결부위에 손상이 가지 않게 원목을 짜맞춰 못 하나 사용하지 않고 가구를 제작하는 "짜맞춤 공법"이 바로 그 것. 홍송은 곧이어 팔만대장경 목판재 건조시와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는 목재건조 기술도 선보였다. 18년간 바닷물에 나무를 담가 뒀다가 건져내 말림으로써 수분과 송진을 뺐던 팔만대장경 목판재 제조공법을 섭씨 2백도가 넘는 뜨거운 열기를 이용한 "열 프레스 공법"으로 완벽하게 재현한 것. 그래서 홍송가구의 제품은 햇볕에 노출되어도 1년이상 목재가 뒤틀리거나 갈라짐이 없다. 도자기에 주로 이용되던 "상감공법"도 이 회사의 트레이드 마크. 향나무 등 최고급 원목에 예리한 조각칼로 무늬를 새긴 뒤 흑단을 비롯한 진한 색깔의 나무를 박아넣는다. 사군자 십장생 윤선도 풍경화 등 한국전통 문양과 그림이 기품있게 새겨진다. 원목 특유의 향기가 고스란히 배여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그래서 값이 비싸다. 하지만 서울 사당동 매장은 외국인도 자주 찾는다. 한국 근무기념으로 사가기 위한 것.이 회사 장롱은 미국 LA까지 널리 알려져 있을 정도다. 이같은 연구개발의 성과로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환경에너지관리청으로부터 "에코디자인"인증을 받았다. 이같은 명성 덕분에 홍송가구에는 늘 일감이 넘친다. 고급 주택 건설증가로 고급 전통 한식가구 수요가 늘어난데다 IMF관리체제 이후 경쟁업체 부도 등으로 적정 수준의 2배 이상의 주문이 밀려있다. 그렇지만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주문소화가 쉽지 않다. 가구문양 조작도 철저하게 수공을 고집해 장롱하나 만드는데 평균 두달이 걸린다. 아무리 인기상품이라도 한 제품을 15세트 이상 만들지 않는 것도 이 회사의 철칙이다. (02)582-0751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