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개념의 운동기구인 AB슬라이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양손으로 이 기구를 잡고 상체를 앞뒤로 밀어주면서 운동하기 때문에 뱃살 제거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체중감량을 원하는 청소년 10명중 1명이 이 기구를 이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AB슬라이드가 복부나 팔 근육을 부분적으로 강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틀림없지만 전신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칼로리 소모량이 많지 않고 비만 감소효과도 기대치에 못미친다고 지적한다. 김용권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운동처방실장은 "간과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운동 시작후 5분 이내에 모두 소모되고 이후에는 지방이 동원된다"며 "10분 이상 운동해야 지방이 연소되기 시작하고 이후 중간 강도로 장시간 운동하면 체지방을 더 많이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신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시하면서 틈틈이 AB슬라이드를 이용하는 것이 복부에 있는 체지방을 줄이는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운동기구의 단점도 적지 않다. 김 실장은 "AB슬라이드 운동은 복근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수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 때문에 운동후 복근이 많이 당기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부근을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근육 피로가 유발되고 운동을 오래 지속할 수 없다. 박승현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기구만 구입하면 왕(王)자가 새겨진 복부근육을 가질 것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무리하게 운동하면 온 몸이 쑤셔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운동과정에서 기구가 갑자기 고장나거나 근력이 부족한 사람이 운동할 경우 앞으로 쓰러져 턱이나 치아를 다칠 수 있으며 허리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그는 대안으로 배에 힘을 주면서 안으로 당기고 항문에 힘을 주듯 엉덩이를 살짝 들어올리면 복근과 엉덩이 근육이 동시에 강화되며 요통과 엉덩이처짐현상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뱃살을 빼기 위해서는 하루에 60분 이상 중간 강도의 유산소운동을 주3회 이상 실시하는게 가장 좋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