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미국전시회 테러로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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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부터 3일간 미국 애틀랜타시 외곽 인터내셔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네트워크용 음성전화 전문전시회인'2001 추계 VON전시회'는 썰렁한 분위기 속에 막을 내렸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터넷 전화서비스를 기본 탑재키로 한 새롬기술 등 일부업체들은 그마나 사람들이 몰려 체면치레를 했지만 대부분의 부스들은 한산하기 짝이 없었다.
상당수 업체들이 불참한데다 관람인원도 평상시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 탓이다.
물론 특정분야에 한정된 전문전시회인 탓도 있었지만 추가 테러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된 영향이 더 컸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전시회에 참가했던 새롬기술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테러 파장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전시회를 주관한 풀버닷컴 측은 "인터넷 음성기술과 관련된 전문전시회이기 때문에 일반전시회와 달리 참가인원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지만 대부분의 참가업체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새롬과 함께 전시회에 참여한 국내 인터넷폰 단말기업체인 일레자인 관계자는 "어렵게 참가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1평 남짓한 부스를 내는데만 6천달러를 썼던 것에 비하면 전시회가 너무나 초라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전시회뿐 아니다.
최근 미국 등지에서 개최된 대부분의 전시회도 썰렁하긴 마찬가지라는 소식이다.
일정까지 잡혔다가 아예 취소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 IT업계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각종 전시회가 관련분야의 세계적 흐름을 파악하고 전세계 바이어들을 손쉽게 접촉할 수 있는 창구란 점에서 그렇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부심하고 있는 국내 IT업체들에는 테러로 인한 영향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더 안타까운 일은 그나마 해외 전시회에 꾸준히 참여해오던 국내기업들마저 앞으로 예정된 전시회에 불참키로 했다는 사실이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는 게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테러사태가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킬 것이란 전망은 맥빠진 각종 전시회를 통해 이미 확인되고 있다.
애틀랜타=박영태 IT부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