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대한 인식이 곱지만은 않다. 도박 음란 사이트가 판치고 한때 자살 사이트가 말썽을 빚기도 했다. 스팸메일과 광고성 글은 매일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젊은 네티즌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왜곡된 언어로만 채팅을 한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미래는 어둡기만 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인터넷을 서핑하다 보면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글사랑(www.goodgul.com)에서는 요즘 다음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이리 저리 밀리다 운 좋게 자리를 잡았다. 꾸벅꾸벅 졸다가 세 정거장쯤 지났을까,한 아저씨의 외침이 들렸다. '여러분,네살짜리 딸아이가 언제 죽을지 모를 불치병을 앓고 있습니다' 남자가 여기까지 말하자 승객들은 슬금슬금 외면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많은 사람이 함께 기도해주면 소망이 이뤄진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제 딸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제 딸의 이름은 송희입니다' 그는 정중히 인사한 뒤 다음 칸으로 건너갔다. 그때 나는 보았다. 하나 둘 조용히 눈을 감는 승객들을..." 해피씽크넷(happythink.net)에는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글이 올라 있다. "아내는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린 아들이 부엌에 들어가 글이 적힌 종이쪽지를 엄마에게 내밀었다. '이번주 내 방 청소한 값 2천원,심부름 다녀온 값 1천원,동생 돌봐준 값 3천원...전부 합해 1만3천원.기대에 찬 표정의 아이를 바라보던 엄마는 연필을 가져와 아이가 쓴 종이 뒷면에 이렇게 적었다. '내 뱃속에 너를 넣고 열 달 동안 데리고 다닌 값 무료,네가 아플 때 간호하고 기도해준 값 무료,너 때문에 흘린 눈물 값 무료,너에 대한 나의 진정한 사랑까지 모두 무료.아이는 엄마의 글을 읽고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썼다. '모두 지불됐음'" 한 네티즌이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실린 글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지난해 세모,세미나 참석차 서울에 올라갔다. 정오께 광화문 길거리에 구세군 자선 냄비가 놓여 있었는데 스님 한 분이 나타나 몇 미터쯤 떨어진 곳에 자리를 깔고 염불을 시작했다. 구세군 종소리와 목탁 소리가 불협화음처럼 느껴졌다. 해질 무렵 다시 보니 스님은 자리를 거두고 있었다. 나는 자선냄비와 바리때의 무게를 저울질해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자리 정돈을 마친 스님이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바리때의 돈을 모조리 자선냄비에 털어넣는 게 아닌가. 총총히 돌아서는 젊은 스님의 뒷모습에서 우리가 본 것은 희망이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