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이 e비즈니스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18일 선보인 '비즈메카(BizMeka)'란 서비스가 그 첫 걸음이다. 비즈메카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그룹웨어 등 솔루션을 공급하는 e비즈 포털 서비스. 통신사업자가 할 만한 e비즈니스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업을 지휘하는 윤종록 한국통신 e비즈사업본부장(상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본부장은 지난 3월 한국통신 내에 e비즈사업본부가 신설되면서 초대 본부장을 맡았다. 그는 첫 사업으로 비즈메카 서비스를 제안했다. 당시 '과연 거대 통신사업자에게 맞는 비즈니스 모델인가'를 놓고 말이 많았다. 그러나 윤 본부장의 판단은 간단했다. 그는 "인터넷프로토콜(IP)망을 근간으로 기업시장에 집중하고 솔루션으로 승부하는 것이 관건이라 생각했다"며 "비즈메카야말로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윤 본부장은 직원마다 다른 e비즈 개념을 '응용소프트웨어임대(ASP) 형태의 솔루션사업'으로 통일시켰다. 비즈메카 출시 이후에는 "서비스 출시가 곧 완성은 아니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또 "이 포털에 제공되는 솔루션의 질과 다양성을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계속 개발해야 한다"고 독려한다. 윤 본부장은 "비즈메카가 중소기업 영역을 침해하는 사업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단호히 고개를 내젓는다. 그는 "직원수 1~9명의 소기업이 한달에 전화비 5만~6만원을 내듯 저렴하게 e비즈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게 하려면 한국통신 같은 사업자가 나서야 한다"며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관련 컨설팅과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전자장터를 구축하는 데도 한국통신의 가입자 기반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윤 본부장은 내년부터는 주문형비디오(VOD)와 e금융사업에 주력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VOD 사업은 지난 94년 너무 성급하게 시도했다가 실패한 아이템이지만 이제 초고속망 가입자가 3백만을 넘어선 만큼 여건이 충분히 성숙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음달말 전자화폐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전자결제 등으로 사업범위를 넓혀가며 금융사업자와 연계한 e금융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본부장은 오랫동안 인터넷이나 e비즈니스 관련 분야에 종사해온 인물은 아니다. 그는 주로 통신망 기획업무를 담당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 98년부터 3년간 미국법인 사장으로 일하면서 선진 e비즈와 IT(정보기술)업계 흐름을 읽었다. 지난 2월 귀국과 동시에 e비즈본부장에 임명된 것도 IT 신경향을 읽고 있는 그의 감각을 높이 평가한 결과였다. 윤 본부장은 기술고시 15회 출신으로 지난 80년 체신부 사무관에 임용된 뒤 83년부터 한국통신에서 일해 왔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