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식기술] 열려라 참깨! 동화가 현실로 ..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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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어스름 무렵 험상궂게 생긴 한떼의 무리가 바위덩이 앞에 모여든다.
대장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손을 높이 추켜들고 "열려라 참께!"라고 외친다.
순간 앞을 가로막고 있던 거대한 바위가 스르르 움직이며 보물이 가득 찬 동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동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이처럼 동화 속에서나 가능하게 여겨졌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말만 하면 원하는 정보를 척척 찾아주는가 하면 키보드나 마우스를 쓰지 않고도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
목소리를 인식해 출입문을 열어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얘기를 나누면 즉석에서 통역해 주는 통역기까지 선보였다.
말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 =인터넷에서 말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웹브라우저를 실행시킨 후 "한국경제신문"이라고 말하면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가 나타난다.
또 읽고 싶은 기사를 말하면 해당 기사가 뜬다.
물론 아직은 완벽하지 않고 관련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한다.
음성으로 검색하는 데는 보이스 브라우저와 보이스 도메인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보이스웨어(www.voiceware.co.kr)는 보이스 브라우저를, 보이스닉(www.voicenic.co.kr)는 보이스 도메인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인터넷 주식거래 =주식거래까지 말로 할 수 있게 됐다.
주식거래에선 정확성이 중요하다.
컴퓨터가 명령을 잘못 인식했다간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다.
그러나 음성인식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를 주식거래에 응용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현대증권은 현재 스피츠웍스(www.speechworks.co.kr)와 손잡고 음성을 통한 주식매매 서비스를 하고 있다.
보이스포털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전화를 이용해 검색하는 보이스포털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보이스포털은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는 일종의 '전화 인터넷'.
최근 천리안과 보체웹닷컴이 함께 문을 연 보이스천리안(voice.chollian.net)이 대표적인 보이스포털이다.
보이스포털은 특히 자동차 문화가 발달한 곳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으면 보이스포털에 전화를 걸어 '교통정보'라고 말하면 관련 정보를 알려준다.
말로 쓰는 소프트웨어 =최근에는 음성인식 기능이 추가된 소프트웨어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가 출시한 '한글2002'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XP'의 경우 음성으로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가령 작성한 문서를 저장하려면 '파일'이라고 말한 후 파일 메뉴로 들어가 다시 '저장'이라고 말하면 문서가 저장된다.
문서를 작성할 때 키보드를 칠 필요가 없는 소프트웨어도 등장했다.
보이스텍(www.voicetech.co.kr)이 최근 선보인 한글 받아쓰기 소프트웨어 '바이보이스'는 내용을 읽기만 하면 입력된다.
모든 윈도 응용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며 1분에 최대 6백타까지 가능하다.
1백%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나 인식률이 91%나 된다.
음성인식 통역 =음성을 인식해 자동으로 통역해 주는 장치도 등장했다.
창신소프트(www.cssoft.co.kr)는 최근 한국말은 일본말로, 일본말은 한국말로 통역해 주는 '이지토키'를 내놓았다.
통역 정확도는 95%.
일상적인 대화뿐 아니라 비즈니스 협상까지도 통역할 수 있다.
특히 불특정 다수의 음성을 인식해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목소리 열쇠 =음성인식은 보안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
출입구에서 말을 하면 목소리 특성을 분석해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아직은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아라비안나이트에서 보듯 말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