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출신의 하산 알카티브 씨는 요즘 신바람이 난다.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이라크 인들은 지난달 뉴욕 등에 대한 테러와 관련 미국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아 좌불안석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히려 이 사건의 덕을 보는 형편이다. 알카티브씨는 1999년말 IP다이내믹스(www.ipdynamics.com)를 창업했다. 소프트웨어만으로 가상사설망(VPN)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사업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2년간 어렵게 꾸려오다 최근 1천5백만달러라는 거액의 투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뉴욕에 대한 테러 사건으로 벤처 투자가 거의 얼어붙은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인데다 인텔캐피털과 인텔의 최고기술임원(CTO)인 패트릭 겔싱거 부사장 등 미국 최고의 권위를 가진 벤처캐피털 회사와 엔젤들이 대거 참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알카티브 사장은 이번 투자 유치에 대해 "기술이 혁신적인 데다 테러이후 관심이 높아지는 보안 분야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저렴한 가격에 안심하고 쓸 수 있는 VPN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VPN 확산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지금까지 VPN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기업들은 가격이 비싸 선뜻 사용하지 못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한 회선에 1천개 이상의 VPN을 구축할 수 있다. 따라서 비용도 기존 기술의 10분의 1에서 5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 알카티브 사장은 또 VPN 관리.운영 인력도 기존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10곳의 이용자 1천명이 쓸 수 있는 시스템을 설치하는데 이전에는 12주가 걸렸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면 단 10시간에 끝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이 기술을 차이나텔레콤에 제공해 서비스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형 통신업체에서 시험 서비스 중이며 내년 초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말까지 1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2003년 말까지 고객을 3~4배로 늘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카티브 사장은 바그다드대학과 일리노이공대에서 전기공학 학사와 석사,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전기.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난 81년부터 산타클라라 대학에서 교수로 근무했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