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적 한국기업 구조 경제성장 장애물 안돼" ] 모로 기옌 < 펜실베이니아大 와튼스쿨 교수 > 많은 측면에서 한국은 본받을 만하다. 반세기전 절대 빈곤의 상태에서 일어섰으며 어려운 지리적 여건에서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키려는 노력으로 존경과 찬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한국은 다루기 어려운 기업집단,즉 재벌에 의해 지배되는 경제체제로 인식되고 있다. 재벌은 경제적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체제라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한국에서 기업지배구조는 복잡한 문제다. 우선 3가지 상호연관된 측면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는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가족에 의해 소유되거나 통제된다는 점이다. 둘째는 대재벌의 다소 과도한 사업 다각화이다. 마지막으로 재벌상호간이나 소기업 외국 다국적기업간에 나타나는 불편한 관계다. 이같은 상황이 복합적으로 얽혀 독특한 한국적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기업의 가족적 성격은 그 자체로는 경제성장의 장애물이 전혀 아니다. 경영 관리의 전문화를 방해할 경우가 문제이다. 한국의 가족기업들은 대부분 1세대나 2세대에 의해 소유.운용되고 있어 전문경영체제로 완전한 이전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우려되는 점은 한국의 재벌들이 여전히 가족과 관련된,도움이 안되는 역학관계에 종속되기 쉽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는 창업자의 아들 사촌 그리고 다른 친척들간에 경영권을 둘러싼 비참한 충돌사례를 몇 번 목격했다. 이같은 행태들을 뒷전으로 밀어내고 전문경영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은 기업지배시스템이다. 지난 97년 경제위기의 여파로 재벌들은 과도한 사업 다각화로 큰 부담을 안았다. 다각화관행의 근원은 정부가 대출프로그램과 보호무역을 결합해 재벌을 지원하는 방식과 관계가 있다. 저금리의 대출과 수입제한및 관세는 몇몇 선택된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는데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확보하지 않고도 무수한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했다. 1980년대후반과 1990년대의 자유화 정책은 다각화된 재벌들로 하여금 각각의 분야에서 모두 성공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외환위기는 단지 기업구조조정을 촉발하고 그것이 너무 늦었다는 점을 재차 확인한 것 뿐이다. 분명히 재벌의 다각화는 1970년대와 80년대의 급속한 경제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는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전문분야에 특화하도록 요청했다. 좋은 기업지배구조라면 관심과 자원을 글로벌 경제에서 승리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우위가 없는 분야를 포기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는 재벌,중소기업,외국기업간 관계를 재구성하는 일일 것이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를 증진하는데 관심이 있다면 이제는 민족주의를 떨치고 외국인을 환영해야 한다. 외국의 투자자와 기업들로부터 혜택을 본 나라는 싱가포르 홍콩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 많다.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많은 진보를 이룩해왔고 세계 부유국가 클럽에 들어가는 문턱에 와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은 가장 부유한 나라의 절반밖에 잘 살지 못한다. 부국 클럽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에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그것은 전문경영과 전략적 집중,재벌 중소기업 외국기업간에 다양하면서도 균형있는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