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잡아라" 주류업계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멕시코 데킬라가 19회 멕시코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적인 술로 거듭났다는 점에 착안해 소주,과실주 등 한국의 대표적인 술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기에 한창이다. 진로,보해양조,하이트주조 등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대표적 기업들. 진로는 지난 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해외수출이 크게 늘었던 점을 고려,내년 월드컵을 계기로 수출대상국을 현재 80여개국에서 1백개국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외국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은 불고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이 소주라는 것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월드컵이 개최되는 한국과 일본의 축구경기장에 자사 간판도 설치한다. 진로 제품이 공급되는 음식점에 외국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영어,일어 등 주요 외국어로 된 포스터를 부착한다는 전략도 세워놨다. 업소를 출입하는 영업사원들에 대한 영어교육도 실시,현장에서 외국인들과 부딪쳤을 때 어색함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보해양조는 지난해 선보인 과실주 "순금매취순"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순금매취순은 순금 7mg과 매실원액을 브랜딩해 마신 다음날 숙취가 덜하도록 만든 제품.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제품이기 때문에 홍보만 잘 된다면 외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경기장에 간판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을 타깃으로 한 신제품을 만드는 것도 검토중이다. 하이트맥주 계열사인 하이트주조는 월드컵 기념 소주인 "K&J"를 출시해 벌써부터 본격적인 판촉활동에 나섰다. 하이트주조는 지난달 일본의 대표적 주류도매상 가운데 하나인 우치다통상(內田通商)측과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1차 선적분 2천4백80상자(3백60ml 짜리 20병들이)를 일본에 보냈다. 하이트주조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까지 1백53만달러어치인 20만7천상자의 소주를 수출해 일본 전역에 유통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난 88년 올림픽 때 진로소주가 세계적인 술로 거듭났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을 놓지지 않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