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2.2%로, 내년 성장률은 3.3%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KDI는 수출증가율도 올 하반기 0% 내외, 연간 2.1%의 저조한 증가에 그치고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정부 전망치인 100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85억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이에 따라 정부는 거시경제 정책수단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기업부문의 지속적인 구조조정이 촉진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KDI는 25일 발표한 '3.4분기 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성장률이 3.4분기 0.9%, 4.4분기 1.6% 등 하반기에 1.3%에 머물러 연간으로는 2.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상반기 2.4%, 하반기 4.2% 등 연간 3.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의 올해 성장전망도 각각 1%, 마이너스 0.5%, 0.5%로, 내년 성장률은 1∼1.5%, 0∼0.5%, 2% 내외로 하향조정했다. 김준일(金俊逸) KDI 거시경제팀장은 "우리 경제는 급속한 세계경제 침체와 반도체 가격의 폭락, 미국 테러여파 등에 따라 2.4분기 이후 수출이 급락하면서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올해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4% 내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나 내년에는 경기회복 및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안정세를 바탕으로 3.0%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큰 폭의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흑자규모가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67억달러에 비해 크게 축소된 18억 달러, 내년에도 올해의 85억달러에 비해 대폭 줄어든 28억달러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실업률의 경우 올해 3.7∼3.8% 수준을 기록하고 내년에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내수증가세가 지속돼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KDI는 테러사태 이후 불투명한 국내외 경제상황 변화에 맞게 금리정책을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이미 집행중인 1차 추경과 향후 예상되는 2차 추경의 시차효과를 면밀히 점검하되 우선 올해 예산의 불용액을 최소화하고 내년 예산의 조기집행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정책은 앞으로 실업률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정부주도의 직접적인 고용창출사업보다는 경기회복을 통한 고용창출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관련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30대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제도나 재벌의 은행소유 문제 등은 규제완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동시에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이와 함께 국유화된 금융기관의 신속한 민영화를 추진하고 금융시장의 규율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의 보증확대 등 금융시장에서의 준재정 활동은 축소해야한다고 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