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심리와 수급이 펀더멘털에 우선하면서 종합지수가 540선을 다졌다. 나스닥 등 해외 주요 지수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상승을 지원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편중된 자세에서 벗어나 우량 금융주와 기술주로 매수세를 확산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11일 연속 매수우위를 보이며 1조1,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종합지수가 지난달 말 480선에서 540선까지 올라오는 과정에서 시장의 동인은 수급과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점에서는 대부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아울러 본격적인 매물대에 도달해 있으면서도 크게 위축되지 않은 투자 심리도 한 몫 거들고 있다. 수익 및 경기악화는 증시 주변 요인에 그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증시 흐름은 뉴욕 증시 등 글로벌 마켓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외국인 매수가 유입되고 이에 따라 국내 증시가 반응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도 'V'자형 경기 회복 기대감이 아직 덜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가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매수 기조, 고객예탁금, 축적된 프로그램 매도, 증권저축, 국민연금 등을 감안하면 시장 에너지는 아직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지수가 급등함에 따라 오르면 오를수록 매물이라는 '적'이 증가하며 부담감이 가중되는 가운데 유동성 유입과 내년도 경기회복 기대감이 강하게 퍼지며 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 관심은 과연 이같은 기대감이 현실로 드러날 것인가, 혹은 기대감으로의 상승 한계가 어디까지일까에 쏠려 있다. 올들어 두 차례 일었던 랠리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월과 4월의 단기 랠리에는 확실한 촉매가 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습적인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예상을 뛰어 넘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반도체 가격 저점 확인 공감대 등이 기대감을 증시로 끌어들인 것. 이번 계단식 강세의 상승률도 만만치 않지만 미국 테러 사태로 인한 낙폭을 고려하면 한달여전 주가를 회복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 여전히 강점이다. 여기에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뒤를 받쳐줄 모멘텀만 공급된다면 추가 상승 논리도 힘을 얻을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다음주 수요일에 발표되는 3/4분기 미국 GDP 성장률과 다음달 6일로 예정된 FRB 정례회의의 금리 인하와 폭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GDP 성장률은 전분기에 비해 위축됐다는 추정이 기정사실화된 상태에서 마이너스 성장의 폭과 향후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FRB는 테러 사태로 인한 장기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밝힌 가운데 올들어 열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경기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인식과 내년도 경기급반등에 대한 기대, 초저금리인하 시대를 떠도는 부동 자금의 증시 유입 여부 등에 따라 추세를 결정할 전망이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