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로 1년 남짓한 시한부 삶을 맞게 된 할아버지에게 10대 손자가 선뜻 자신의 간을 떼어줘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 대진전자공예고교 3학년 고석규군(18)은 최근 삼성서울병원에서 간 일부를 떼어내 할아버지 고학사씨(57)에게 이식하는 13시간에 걸친 생체부분 간이식이라는 대수술을 끝냈다.


고학사씨의 2남1녀 중 장남인 고창배씨(38·시장 상인) 큰아들인 석규군은 8년 전간경화 진단을 받은 후 지난해 말부터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지난 4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하게 된 할아버지가 살 방법은 간이식밖에 없다는 의사진단을 듣고 자신의 간을 떼내겠다고 가족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손자인 고군에게까지 부담을 줄 수 없다는 가족들의 반대로 석규군의 결정은 유보됐다.


하지만 고학사씨의 두 아들과 딸에 대한 간검사 결과 석규군의 간만이 이식에 적합한 것으로 판명남에 따라 결국 고군이 간이식수술을 받게 됐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