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와의 대화] 홍춘욱 <굿모닝증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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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주식을 사지못했다고 안타까와할 필요가 없다.
11월 중순께 종합주가지수가 조정을 받기 시작해 내년 초에 다시 50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때가 "진바닥"으로 적절한 매수 기회가 될 것이다"
홍춘욱(33) 굿모닝증권 수석연구원은 증권계에 입문한 지 이제 5년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꼼꼼한 자료수집,치밀하고 정교한 논리를 앞세운 그의 분석에 증권가에서도 어느새 손꼽히는 자료분석가로 인정받고 있다.
언론사가 뽑는 베스트 애널리스트에도 여러번 이름이 올랐다.
―최근의 장세를 어떻게 보는가.
"예상밖으로 지수가 급등하면서 지난 98년과 같은 대세상승 초기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연기금의 자금투입,장기증권저축 발매 등으로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대세상승이 시작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중에 유동성이 넘치는 등 98년과 유사한 점도 많은데.
"전세계적인 금리인하로 돈이 넘쳐난다는 점은 비슷하다.
필요조건은 갖춰진 셈이다.
그러나 다른 점이 더 많다.
우선 98년에는 미국의 소비가 급증하면서 한국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지금은 불황국면에서 발생한 테러사태로 미국의 소비심리가 크게 악화됐다.
테러 뒤 내구재 판매가 20% 이상 감소했다.
수입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전쟁이 끝나야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이다.
또 98년에는 재고조정이 잘 이뤄졌다.
그러나 지금은 IT(정보기술)분야의 재고수준이 높은데다 조정속도도 느리다.
특히 재고조정이 안된 반도체주가 한국과 미국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현 장세가 돈의 힘을 빌린 순환매장세라는 것을 대변한다"
―그렇다면 이번 랠리는 여기가 끝인가.
"끝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약화되면서 지수 움직임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등 외국인 선호 종목의 주가가 부담스런 수준에 도달했다.
최근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헤지펀드 등 단기성 자금이 많아 더 이상 강한 매수세를 보이기 어렵다.
다만 쉽게 팔지는 않을 것이다.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1월까지 순환매가 활발히 이뤄질 것이다.
과거에도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면 두달 정도 장이 섰다.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현금보유가 늘어난 개인과 기관의 종목고르기가 이어졌다.
지수는 많이 올라야 550∼560으로 예상한다"
―어떤 투자전략이 바람직한가.
"최근 코스닥이 40% 이상 급등했다.
가격부담 때문에 거래소시장이 유망하다.
소외됐던 경기방어주 소비민감주 등 개별종목으로 순환매가 몰릴 것이다.
또 배당투자 관련주도 유망하다.
그러나 연말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투자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내년초에는 480∼500포인트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럼 언제 적극적으로 사야 하나.
"미국 경제가 내년 2·4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본다.
지난 92년에도 세계경제가 회복되려는 순간에 일어난 걸프전으로 회복이 지연됐으나 반년 정도 침체를 겪은 뒤 빠르게 회복됐다.
주가는 내년 1·4분기부터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올 연말 조정국면에서 경기민감주를 사는 것이 좋다.
현대자동차 호남석유화학 포항제철 LG석유화학 LG생활건강 두산중공업 등이 유망하다.
그러나 삼성전기 삼보컴퓨터 등 IT주는 내년 1·4분기 이후로 매수시기를 늦추는 것이 좋다.
재고조정이 아직 안된데다 최근 주가급등으로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글=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