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하이닉스반도체가 발행했던 주식예탁증서(DR)가 발행 4개월만에 무려 87%나 원주로 전환됐다. 이같은 속도로 원주전환이 지속될 경우 해외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주식예탁증서를 발행, 해외증시에 상장한 것 자체가 무의미해질 전망이다. 28일 증권예탁원에 따르면 지난 6월15일 살로먼스미스바니(SSB)와 LG투자증권이주간사를 맡아 발행, 6월27일부터 원주전환이 허용됐던 하이닉스반도체의 GDR는 전환시작 4개월만인 이날 현재 총발행수량 5억2천82만주의 86.82%인 4억5천216만주가전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해외에 상장된 DR물량에 해당되는 남은 주식은 전체 발행물량의 13%선인 6천866만주에 불과한데다 전환이 계속 이뤄지고 있어 해외상장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당초 하이닉스반도체의 DR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은 DR를 대거 원주로 전환한 뒤 대부분 시장에 매각, 주식시장의 물량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실제 하이닉스반도체의 외국인 지분율은 원주전환이 허용되기 전날인 지난 6월26일 8.56%에서 27일 DR분이 편입되면서 53.39%까지 치솟은 뒤 지속 하락, 이날 현재DR발행전과 비슷한 수준인 10.6%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살로먼스미스바니가 DR발행 당시 제시했던 반도체가격과 하이닉스의 현금흐름 등 전망치가 크게 빗나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각이 쉬운 국내 증시에서 매각하기 위해 대거 원주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증권예탁원 관계자도 "여러 종목의 DR가 발행되고 있지만 하이닉스의 DR 전환속도는 전례없이 빠른 것"이라며 "현재도 전환이 계속 이뤄지고 있어 DR물량은 더욱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