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사업가로 일본에서 핍박받는 재일교포 화가들의 작품을 주로 구입해 온 하정웅(63). 그의 정신을 기려 지역 청년작가들을 위한 제1회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인 '빛2001'전이 11월2일부터 한달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문형(대구) 정선휘(광주) 박경애(부산) 복기형(대전) 신석호(군산) 등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 활동하면서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젊은 작가 5인의 초대전이다. 일본에서 태어난 하씨는 가난해서 미술공부를 포기하고 부동산임대업으로 돈을 번 사업가. 전화황의 '미륵보살'이란 작품을 보고 감명받은 후 핍박받고 있는 재일교포 작가 작품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99년에 그동안 모은 4백71점을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 여기에는 민중미술가였던 홍성담씨의 작품 1백50여점도 포함돼 있다. 이문형은 철망작업에 몰두해온 작가다. 스테인리스스틸 철망을 이용해 말 사람 부처 변기 등을 만드는데 철망이 자아내는 껍데기의 감각을 활용함으로써 정신성의 결핍과 부재를 반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98년과 2000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전시회에 대형 철망 설치작업을 선보였다. 전남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정선휘는 매년 개인전을 개최할 만큼 성실히 작업해온 작가다. 도심 한복판에 우뚝 솟은 천둥벌거숭이 산,남광주역의 폐쇄된 철로 등 우리 주변의 풍경과 일상의 변화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소외되거나 방치됐던 공간들에 신선한 미감과 활기를 불어넣는다. 박경애는 서양화를 전공했으나 판화에 매력을 느껴 5년째 목판화작업을 하고 있는 여성 작가. 목판화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큰 규모에 섬세하고 차분한 색감으로 전통적 미감에 접근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2일 개막식에서 광주시립미술관은 광주시립미술관과 광주시에 기여한 업적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하씨를 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으로 위촉할 예정이다. 또 세계적 바이올린 명장인 재일교포 진창현씨가 광주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바이올린 '광주호(號)'기증식도 갖는다. (062)525-0968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