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에서는 이제 막 고객관계관리(CRM) 프로그램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각 기업들이 정보기술(IT) 예산을 감축하는 가운데서도 CRM 투자를 줄이지 않는다는 점이 희망적입니다" 세계 CRM 시장의 60%를 차지하며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시벨시스템스의 머리 크라이튼 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최근 방한한 크라이튼 부회장은 "내년에는 한국 CRM 시장이 2백%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 3년 안에 한국에서도 시벨시스템스의 점유율이 세계시장 점유율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CRM이란 기업에서 제품 판매와 상담 애프터서비스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얻은 고객 정보를 모두 저장해 마케팅이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크라이튼 부회장은 CRM의 장점으로 "고객만족도를 높여 매출을 증가시켜 준다는 점"을 꼽았다. 예를 들어 지금은 대출받기 위해 은행 고객센터에서 상담했더라도 창구 직원과 얘기할 때는 같은 말을 반복해야 한다. 하지만 은행이 CRM을 채택하고 나면 먼저 상담했던 내용이 은행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있어서 같은 얘기를 되풀이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와 같이 CRM 덕에 서비스가 좋아지면 자연스레 고객이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시벨시스템스 고객 대부분이 세계적 우량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씨티그룹 체이스맨해튼 등 금융기관,GM 포드 등 자동차업체,IBM HP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IT업체 등이 주요 고객이라는 것. IBM의 경우 직원과 고객을 포함해 55만명이나 사용하는 시스템에 CRM을 적용했는데도 문제가 생긴 적이 없다고 크라이튼 부회장은 자랑했다. 크라이튼 부회장은 "세계시장에서 얻은 신뢰를 발판으로 한국에서도 대기업 중심의 영업전략을 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벨시스템스 한국지사는 SK텔레콤 삼성생명 LG캐피탈 알리안츠제일생명 GM코리아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시벨시스템스는 1993년 토머스 시벨 현 회장에 의해 설립됐다. 지난 99년 포춘지가 '1백대 초고속 성장기업'으로 꼽았고 딜로이트컨설팅은 '5백대 고속성장 기술기업'중 1위 업체로 시벨시스템스를 선정했다. 현재 세계 28개국에 97개 지사가 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