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초저금리에 내몰려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어졌다. 미국의 보복전쟁과 탄저균은 증시 주변에서만 서성이고 있다. 기업실적과 경기는 더욱 악화됐지만 투자자들은 발밑보다는 내년 너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골이 깊으면 반등도 강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들어 세 번째 유동성 장세를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조짐도 나타났다. 지난 주 미국 증시는 내구재주문, 신축주택 판매, 실업수당 등 부진한 경제지표를 딛고 올랐다. 국내에서는 외국인이 줄기차게 매수우위 기조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에서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543.41로 지난 금요일 거래를 마감, 주간으로 2.9%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64.10으로 3.3% 올랐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주간으로 각각 3.7%와 5.8% 상승했다. S&P 500 기업 가운데 80%가 실적발표를 마친 이번 주 증시의 초점은 경제지표다. 경제지표는 악화일색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투자심리가 다시금 경제지표 자체보다는 향후 반등에 더 비중을 둘 가능성이 있다. 또 경기가 부진할수록 재정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 급반등의 기대가 강해질 수 있다. FRB는 다음 주 6일 화요일에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들어 열 번째 금리인하 여부와 폭을 결정한다. 현재 2.50%인 연방기금 금리의 인하폭 전망은 0.25%포인트에서 점차 0.50%포인트 쪽으로 기울고 있다. 다만 세 번째 랠리가 현실화되더라도 지난 1월과 4월과 마찬가지로 경기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어렵다. 앞선 두 차례와 마찬가지로 다시 소멸된다는 얘기다. 경기침체는 이제 막 머리를 내민 상태이며 실업이 소비와 주택부문에 미치는 충격이 충분히 반영되면서 '온몸'을 드러내게 된다. 경기회복은 그런 연후에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국내에서는 30일 화요일에 9월 산업활동동향이 발표된다. 미국에서는 이날 컨퍼런스보드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에 이어 수요일 3/4분기 경제성장률, 목요일에는 10월 구매관리자협회(NAPM) 제조업지수, 9월 개인소득과 건축지출 등이 나온다. 10월 고용동향과 9월 공장주문은 금요일로 잡혀 있다.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93년 1분기 이후 8년여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업률은 9월 4.9%에서 10월에는 5% 이상으로 높아졌으리라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