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벤처기업인들의 만남이 벤처기업 활성화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이코퍼레이션닷제이피의 염종순(40)사장은 일본 벤처업계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를 통하면 한국의 벤처기업을 정확히 소개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널리 퍼져있다. 염 사장이 일본에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해 6월부터 진행중인 "인터넷 콜럼버스"라는 프로젝트 때문. 일본 기업인들을 한국에 초청,한국 벤처기업인들을 직접 만나고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7일에도 '미디어와 IT(정보기술)'라는 테마로 8명의 일본 기업인들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했다. 벌써 열여섯번째다. 염 사장이 데려온 일본 기업인들만 2백20여명에 이른다. 정부 관료와 대기업 임원들도 일부 포함돼 있다. 이들은 한국 방문 때 눈여겨 봐둔 한국 벤처기업에 투자하기도 한다. 염 사장은 "이들은 한국 벤처산업의 놀라운 성장과 인프라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 벤처기업 일본에 알리기'에 나서려고 마음먹은 것은 지난해초 이코퍼레이션닷제이피를 설립하면서부터. 한국의 이코퍼레이션(대표 김이숙)과 제휴를 맺고 일본에서 IT 관련 교육과 컨설팅사업을 시작했다. 염 사장은 그러나 한국의 인터넷과 IT 붐을 보고 새로운 비즈니스에 눈을 돌렸다. "인터넷 비즈니스 시대에 인디언보다는 미국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되려고 마음먹었다" 염 사장은 일본 벤처기업들이 인터넷 신대륙을 개척중인 한국을 배우자는 뜻에서 '인터넷 콜럼버스'를 시작한 것. 처음엔 난관이 많았다. 한국의 벤처기업이 별 볼일 있겠느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6월 12명의 첫 한국 IT '탐험대'를 구성했다. 이 중 4명은 염 사장이 모든 비용을 부담했다. 결과는 대성공. 한국의 벤처 현장을 둘러본 이들은 감동에 빠졌다. 재래시장인 남대문 시장에 인터넷 공중전화가 있는 걸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두번째 탐험대부터는 홍보할 필요가 없었다. 실업계 고교를 나온 염 사장은 서울시 상하수도국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명지전문대 야간과정을 다녔다. 일본 히타치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1997년 SI(시스템통합) 업체를 세웠다. 전문대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그의 명성이 널리 알려진 덕분에 일본 게이오대학 박사과정에서 특강도 했다. 염 사장은 "한국 벤처기업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며 벤처기업인들의 분발을 바랐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