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패망 '秘史'] (25) '골수 대우맨' 백기승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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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구조조정본부에서 홍보이사를 지냈던 백기승씨(45.현 코콤PR 부사장)는 자타가 공인하는 골수 대우맨이다.
대우가 망한 이후에도 스스로는 대우를 버리지 않고 있다.
백 사장은 지금도 김우중 회장의 경영철학과 대우 방식이 옳았다고 말한다.
분식회계 등 탈법행위는 자금줄이 막힌 상황에서 불가피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그는 김 회장을 양심범이라고 주장하고 대우를 죽인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작년 8월 '신화는 만들 수 있어도 역사는 바꿀 수 없다'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김 회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 회장은 나라를 사랑했다.
세계 경영을 통해 우리경제에 모티브를 제공하려고 했다.
임직원들에게 도전과 시련을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김 회장이 무슨 말을 하면 황당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현 정부 신흥 관료들의 자존심을 건드리기도 했을 것이다.
그만한 경영인이 없다고 본다.
김 회장을 여전히 존경한다"
-대우 패망 원인을 어떻게 보나.
"대우는 언제나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
부실기업을 인수할 때마다 대우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때마다 수출지원책을 통해 자금 위기를 벗어났다.
대우는 생산물량의 80%를 수출했다.
금융노하우도 수출과 관련된 것들이다.
외환위기 직후 수출하고 받은 환어음(DA)을 할인받지 못해 수십억달러의 자금이 묶인 상황에서 버틸 기업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대우 패망 교훈은.
"미래의 사업 리스크를 과소평가한 점을 교훈 삼아야 할 것이다.
다만 산업정책적인 배려가 있었다면 대우도 살고 우리 경제도 지금보다 훨씬 생기가 있었을 것이다.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지만 정부가 현대건설에 자금을 지원해 살린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대우 뒤처리 과정에서 금감위가 이렇다 할 공문 한장 보내온 적이 없었던 것은 지적해두고 싶다.
사건만 있지 이를 뒷받침할 실체가 아무것도 없다"
-김 회장이 취재팀에 편지를 보내왔다.
언제쯤 귀국할 것으로 보나.
"회장은 어두운 과거를 스스로 짊어질 분이다.
대우의 공과를 사심없이 논의할 분위기가 되면 돌아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때까지 김 회장의 명예를 지켜드리고자 한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