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의 주 무대는 칭화대, 베이징대가 있는 베이징이다. 중국에서 처음으로 AI 교과 과정을 만든 ‘중국 AI의 아버지’ 장보 교수가 제자들을 길러낸 곳도 칭화대다. 그가 개회 인사를 한 칭화대 주최 AI 포럼에 작년 11월 말 참석했을 때 포럼 어디에서도 딥시크와 창업자 량원펑에 대한 얘기는 한마디도 없었다. 중국의 주류도 간과한 딥시크는 어떻게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저비용 고효율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내놓을 수 있었을까. 이 질문은 우리에게 비수처럼 꽂힌다. 왜 한국은 이런 창의적 AI 스타트업을 키우지 못하나. 글로벌 AI 경쟁에서 밀린 한국이 안고 있는 질문이다. 지적 변방의 열정, 파괴적 혁신이 되다패러다임의 파괴적 혁신은 안주하는 주류가 아니라 변방의 열정을 가진 아웃라이어가 이끈다. 사회적 평균에서 벗어난 존재를 의미하는 아웃라이어는 맬컴 글래드웰이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처럼 기존 틀을 깨고 혁신을 이끄는 인물로 개념화했다.AI 세계에서 중국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추격자이고, 변방이었다. 딥시크 본사가 있는 저장성 항저우는 중국 내에서도 주류는 아니었다.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은 불과 몇 개월 전에는 거의 아무도 그의 존재를 모르던 무명소졸이었다.하지만 량원펑은 준비된 아웃라이어였음을 입증했다. 수학과 컴퓨터로 실력을 쌓은 그는 2010년 항저우 저장대에서 전자정보학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초기 실패와 숙고를 바탕으로 2016년 퀀트펀드를 운용하는 금융기업 하이플라이어를 세워 중국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트레이딩 알고리즘을 손으로 코딩하던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그는 컴퓨터가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옆에 가장 자주 서는 기업인이다. 지난 4일 오픈AI가 서울에서 연 개발자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손 회장과 일본에서 동반 입국했을 정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 손 회장 간 3자 회동에도 동석했다. 2023년 Arm의 나스닥시장 상장을 진두지휘하고, 소프트뱅크그룹 이사회 멤버이기도 한 그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은 인류가 지난 한 세기 동안 이룬 혁신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영국 케임브리지 Arm 본사에서 이뤄진 인터뷰엔 폴 윌리엄슨 수석부사장, 리처드 그리즌스웨이트 총괄부사장이 함께했다. 이들은 “AI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훨씬 더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해질 것”이라며 “Arm의 저전력 설계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전망했다.▷왜 Arm이 주목받는 겁니까.하스 CEO=“Arm은 처음부터 전력 효율적인 디자인을 설계하는 데 역점을 뒀어요. (인텔 등) 다른 아키텍처는 따라 할 수 없죠. AI산업이 커질수록 인프라를 저전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빅테크도 AI 칩을 만들려고 하는데요.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극단적으로 말해 Arm이 없었다면 지금의 스마트폰, AI, 엔비디아, 애플도 없을 겁니다. Arm이 사라진다면 글로벌 빅테크는 상상도 못할 엄청난 투자를 해야 현재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예요.”▷핵심 기술이 뭡니까.하스 CEO=“‘네오버스 컴퓨팅서브시스템(CSS)’이 Arm의 대표적 저전력 플랫폼입니다. 시스템온칩(SoC)의 핵심 기술을 모은 IP(지
Arm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양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유일한 회사다.2016년 Arm이 매물로 나오자 손 회장은 서둘러 투자팀을 꾸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그가 베팅한 금액은 무려 234억파운드. 소프트뱅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였다. 당시 은퇴를 선언한 손 회장은 “인공지능(AI)과 스마트로봇, 사물인터넷(IoT)에 투자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고, 은퇴 번복 이후 제 뜻을 이루기 위해 단행한 첫 번째 투자 대상이 Arm이다.AI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IoT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본 손 회장은 이 모든 시스템이 구동되려면 저전력 설계가 필수라는 점을 꿰뚫었다. 고성능을 내지만 전기를 많이 먹는 인텔 CISC 기반의 칩 설계보다 저전력에 특화된 RISC 기반 칩 설계를 하는 Arm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손 회장은 주변 만류에도 Arm을 인수하기 위해 2016년 당시 보유한 알리바바 지분까지 정리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너무 높은 가격에 사들였다는 지적에 손 회장은 “Arm 칩이 언젠가 러닝화와 안경, 심지어 우유 용기에도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손 회장은 2020년 7월 Arm 매각을 검토했다. 설계만이 아니라 반도체 칩 제작을 요구했으나 Arm 이사회가 기존 사업 모델을 거부해서다. 이때 기다렸다는 듯 나타난 인물이 젠슨 황 CEO다. 엔비디아는 Arm이 만든 설계도를 사용하기 위해 매년 막대한 특허 수수료를 내고 있었다. 젠슨 황 CEO는 손 회장과 400억달러에 Arm을 거래하기로 합의하고 계약까지 마쳤다.이 소식이 전해지자 다른 반도체 경쟁 업체들이 인수에 반대하고 나섰다. Arm 기반 프로세서의 성능이 좋아져 반도체 생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