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연말에 선보일 "쏘렌토"가 국내 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는 그동안 RV(레저용 차량)왕국을 자처해 온 기아차가 지존의 위상을 고수하기 위해 쏘렌토를 야심작으로 준비해 온만큼 SUV시장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양분해오다시피 한 국내 SUV시장은 기아차의 가세로 치열한 3파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기아차도 쏘렌토가 기존 "스포티지"의 후속모델이 아닌 한차원 높은 상위모델이라고 강조하며 시장공략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스포티지 후속모델은 2003년에 별도로 출시된다"며 "쏘렌토와 스포티지의 완전 차별화를 통해 전혀 새로운 이미지로 기존 SUV시장의 판도를 흔들어 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쏘렌토 개발진은 "BMW의 X-5,도요타의 RX-300,벤츠의 ML320 등 세계적인 SUV들과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은 작품"이라며 "디자인과 품질,성능면에서 국내 소비자들은 한차원 높은 SUV의 진가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쏘렌토는 소비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차량 안전과 관련 이미 최상위 수준인 "별 다섯"을 확보했으며 국내 최초로 네바퀴 ABS 및 디스크 휠을 기본장착하는 등 최고의 안전성을 갖추고 있다. 또 내수용에는 2천5백cc의 최첨단 직접분사식 신형 디젤엔진을 탑재,국내 출시된 동급 차량 가운데 최대인 1백45마력을 실현했다. 특히 세계적 디젤엔진 제작회사인 보쉬의 축압식 커먼레일 시스템을 적용,초강력 파워를 내게 하면서 소음과 진동은 최소화했다. 뿐만아니라 SUV의 오토미션 장착률 급증 추세를 반영,엔진과 미션의 절묘한 조정을 통해 자동변속기 차량일지라도 최고속도 및 연비가 수동차량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기아차의 김뇌명 사장은 "쏘렌토는 기아차의 기술력과 이미지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차량"이라며 "벌써부터 해외 딜러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국내 5만대,해외 8만대 등 모두 13만대로 잡은 연간 목표판매대수 무난히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쏘렌토의 시장 진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지난 3월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테라칸"과 최근 선보인 쌍용자동차의 "렉스턴"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싼타페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테라칸으로 SUV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쌍용차 역시 렉스턴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만큼 시장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쌍용차가 펼쳐온 SUV시장 1위 쟁탈전에 기아차까지 가세,흥미진진한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며 "쏘렌토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첫 평가가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