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에서 잘 팔리는 차(車)는 따로 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집계한 올 상반기(일부는 7월까지 또는 전체 누계기준) '시.도별 인구 1만명당 판매실적 현황'에 따르면 차종에 따라 지역별 편차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동차업체들의 지역 영업본부 영업력 외에 해당 자동차의 생산공장 소재지와 심리적 지역연고성 등이 소비자들의 구매행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영업망의 강약에 따라 판매량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특정 차량의 생산공장이 있는 인근 지역에서는 그 차를 많이 사는 현상이 일반화돼 있는 등 최근에는 지역연고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준중형 승용차인 '아반떼XD'의 경우 올 상반기중 공장 소재 도시인 울산에서 인구 1만명당 19대를 판매, 다른 지역을 크게 압도했다. 아반떼XD는 서울(14.8대)과 인천(13.1대)에서도 비교적 판매호조를 보였으나 전남(4.6대)과 전북(5.3대)에서는 저조한 실적을 남겼다. '뉴EF쏘나타' 역시 현대차의 본거지인 울산에서 가장 잘 팔렸다. 18.7대로 웬만한 지역의 3배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판매가 가장 부진한 경기(4.8대)와는 4배에 가까운 차이를 나타냈다. 공장(아산)과 인접한 대전 지역의 판매실적(11.5대)이 부산과 대구를 앞선 것도 눈에 띄었다. 기아자동차의 '옵티마'는 전국적으로 비교적 고른 판매 분포도를 보인 가운데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의 연고지인 광주(7.5대)에서 1위를 차지, 눈길을 끌었다. 서울(7.4대)과 대전(5.9대)이 광주의 뒤를 이었다. 반면 공장(광명시)이 있는 경기지역이 2.8대로 꼴찌인 제주(2.4대)를 겨우 앞서 체면을 구겼다. 지난 98년 2월 첫 출고부터 올 6월까지 누계 등록기준으로 집계된 르노삼성의 'SM5'는 연고지로 여겨지고 있는 부산(34.4대)과 경남(18.9대), 대구(18.6대)에서 두드러진 판매호조를 보였다. 1위는 서울(36.3대)이 차지했다. 전남북이 똑같이 6.2대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경차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대우자동차의 '마티즈II'는 부산(15.1대)과 충남(12.1대), 전남(12.1대)에서 잘 팔리는 차종으로 나타났다. 레저용 차량(RV) 시장에서는 기아차의 '카니발II'가 대전(14.2대)과 광주(12.9대)에서 잘 팔렸고 전남(5.7대)과 경기(4.3대)에서 가장 부진했다. 쌍용자동차의 '무쏘'는 인천(5.8대)과 충남(5.8대)에서 잘 나간 반면 경남북에서는 나란히 2.0대로 고전했다. 현대차의 '싼타페'는 울산과 서울 등에서 위세를 떨쳤으나 경기와 전남 충남 등에서는 열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지역별 판매 편차에 대해 "지역별 영업력의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지역민의 정서와 유행 연고의식 구전효과 등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