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인 탐구]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공화당후보> .. 정보 재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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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의 금융미디어 제국을 이끌고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59).
지난 6월 뉴욕시장 출마를 선언했을때 그를 아는 뉴요커(뉴욕시민)들은 많지 않았다.
고작 돈 많은 기업인 정도로 듣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돈의 위력은 컸다.
무명에 가까웠던 후보는 시장선거 사상 최대 비용인 3천만달러(우리돈 약 4백억원)를 들인 결과 지난달 26일 예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11월 6일 본선거에서 당선되면 존 코자인과 함께 미국 역사상 몇 안되는 기업인 출신 선출직 정치인이 된다.
활력있는 기업인인 블룸버그가 시장이 되면 테러사건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뉴욕시에 빠르게 생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도자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정치인을 원하십니까"라는 그의 대표적인 선거 구호처럼 그의 당선은 기존의 정치인 시장과는 다른 행정스타일을 예고하고 있다.
효율과 생산성을 강조하며 테러의 잔재를 빠르게 없애줄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30여년간 민주당원이었던 블룸버그는 '민주당후보=당선'이라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쟁쟁한 후보들이 난립한 민주당보다 공화당이 후보가 될 확률이 높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 판단은 맞았고 그는 '시장후보'가 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바로 이런 점을 들어 그의 목표는 시장이 아니라 시장후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보수적이고 관료적인 정치권에 기업의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포부 뒤에는 시장후보로 언론의 각광을 받으며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 블룸버그를 마케팅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블룸버그'는 주식시장에 상장을 앞둔 개인회사다.
블룸버그 개인지분만 72%.
'선거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면 기업공개시 프리미엄이 크게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의 시장선거 출마는 이기면 세계 최대도시의 시장이 되고, 져도 막대한 홍보를 통해 회사가치를 높일 수 있는 '윈-윈게임'이라는 평가다.
물론 그는 당선을 확신한다.
"나는 주어진 기회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며 "이번에도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감에 넘쳐 있다.
이같은 '자신감'이 블룸버그가 사업에서 성공한 배경.
성공한 기업인이 관료사회를 이끌 경우 기업마인드를 접목시켜 생산성 높은 조직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기대도 바로 이러한 자신감에서 연유한다.
"정치에도 기업 효율성을 심겠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맨주먹과 자신감 하나로 연매출 24억달러의 거대한 미디어제국을 만들어낸 블룸버그의 성공스토리는 그가 당선될 경우 뉴욕시가 어떻게 변할 것임을 예고해 준다.
대학졸업 후 월스트리트의 증권회사인 살로먼브라더스에 입사한 그는 1주일에 6일 동안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6년 만에 파트너 지위에 오른 것은 그러한 노력의 결실.
그러나 입사 15년 만인 81년 합병 소용돌이 속에서 본의 아니게 회사를 나와야만 했다.
하지만 좌절은 없었다.
살로먼브라더스에서 주식을 거래할 때 불편하게 느꼈던 '체계적인 정보의 부족'을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했다.
지나간 신문이나 자료를 뒤적이지 않아도 되도록 중개인들에게 필요한 주식 채권의 가격차트와 기업정보 뉴스 등을 하나의 컴퓨터 안에 넣었다.
블룸버그 단말기는 그렇게 태어났다.
이 단말기는 82년 메릴린치에 20대가 처음 공급된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지금은 전세계에 흩어져있는 16만대의 단말기에서 각종 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블룸버그 없이 국제 자본시장이 돌아갈 수 없다'는 평까지 듣는 이 단말기 하나가 매달 벌어들이는 돈은 평균 1천2백85달러에 달한다.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나온 블룸버그에겐 '목적 달성을 위해선 때로 규칙도 무시하고', '안되는 일도 무조건 되게 만드는' 월스트리트만의 독특한 문화가 몸에 배어 있다.
"경쟁자는 우리의 자녀들이 먹어야 하는 음식을 빼앗아 가는 사람들이다",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은 절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배반자'들이다"라는 말에서 엿보이는 그의 경영철학은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그는 97년 출간한 자서전에서 "처음 회사를 차릴 때 건물주의 허가없이 한밤중에 컴퓨터 단말기를 사무실로 날랐고 기존에 있던 가구에 구멍을 뚫어 컴퓨터 케이블을 끼워 넣었는데 이는 당시 소방법 위반이었다"고 자랑스럽게 적고 있을 정도다.
블룸버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대부분 이뤘다.
정보제공 위주의 사업은 90년 '금융뉴스'를 시작하면서 미디어쪽으로 탈바꿈했다.
블룸버그뉴스는 빠르게 성장해 지금은 기자수만도 1천2백명에 달한다.
경제 비즈니스 정치 스포츠 등 주가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모든 뉴스를 다룬다.
93년에 뉴욕지역을 커버하는 블룸버그라디오방송을 시작했고 1년 뒤에는 TV로까지 확대했다.
블룸버그梁?출판사 등도 거느리고 있는 블룸버그통신은 창업 20년 만에 뉴욕 2천5백명 등 전세계 1백개 이상의 사무소에 8천명이 넘는 직원들이 활약하는 제국으로 성장했다.
블룸버그는 직원들에게 최대의 능력발휘를 요구하는 대신 최고의 대우를 해준다.
수익이 늘어나면 보너스도 많이 주고 직장일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가정사까지 챙긴다.
간부들이 함부로 직원을 해고하지 못하도록 해고와 관련된 결재는 직접 한다.
물론 지난 20년간 경제적인 이유로 해고를 실시한 적은 한번도 없을 정도다.
최고의 노력과 최대의 복지혜택은 블룸버그를 강하게 만들었다.
씨티그룹의 쿼트론, 다우존스그룹의 텔러레이트 등 경제뉴스 제공업체들은 이미 경쟁대상에서 사라졌다.
이제 유일한 경쟁자는 로이터뿐이다.
로이터의 지난해 매출은 25억달러로 블룸버그와 1,2위를 다투고 있다.
블룸버그가 주식 채권영업에 강하다면 로이터는 환율에서 앞선다는 평을 듣는다.
출마에 앞서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경영일선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블룸버그는 이번 선거에서 지더라도 회사일에 전념하지는 않겠다고 말한다.
사회에 봉사할 다른 길을 찾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다음 시장선거에 나가기 위해 4년을 준비하지는 않겠다고 분명히 한다.
"시장이 되기 위해 소비하기에는 4년이 너무 긴 시간"이라는 생각이다.
정치가이기 전에 그는 역시 효율을 따지는 기업가인 셈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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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1942년 뉴욕 출생
존스홉킨스대 전자공학과 졸업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MBA) 학위 취득
1966년 살로먼 브라더스 증권사 입사
1972년 살로먼 브라더스 파트너로 승진
1982년 증권정보 제공업 시작
1990년 블룸버그 뉴스 창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