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삷-소설속의 직업] (1) '장돌뱅이' .. '장돌뱅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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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돌뱅이'란 여러 장으로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장수,즉 '장돌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한번 길을 나서면 족히 한두 달 이상은 장 서는 곳을 지나 먹고 자고 하기 때문에 험하고 남루해지게 마련이라 스스로 자신을 높일 것 없이 "나 장돌뱅이요" 하고 부르는 편이 오히려 실감난다.
도시마다 상설시장에 거대한 할인매장까지 생겨나 있는 이 즈음에도 군 이하의 작은 도시에서는 5일마다 장이 서는 데가 많고,승합차나 트럭을 몰고 그런 장들만 돌아다니는 장돌뱅이들이 아직 건재하다.
현대판 장돌뱅이들을 다룬 김주영의 '아라리난장'(2000년) 주인공들은 백두대간의 동과 서를 넘나들며 각종 해산물과 농산물,산악지대 특산물 따위를 도매로 떼다 판다.
행동 반경은 넓어지고 이동시간은 상대적으로 짧아져 취급하는 품목에 따라 고수익을 올리는 알짜 장돌뱅이도 있다.
어떤 이들은 서해안과 중국 연안을 잇는 일명 '보따리 장사'들과 연계하는 '국제 무역상'을 꿈꾼다.
따라서 소설의 세계에서 보면 장돌뱅이는 예나 지금이나 삶과 삶이 부딪치는 추하고 뜨겁고 외롭고 인간적인 모습을 역동적으로 드러내 주는 매력적인 존재다.
박덕규(소설가·협성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