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7개월 동안 은행 예금금리가 줄곧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에 이 기간 중 35조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은행별 수신 증가 규모는 큰 편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지난 4월초부터 10월20일까지 9개 시중은행의 총수신(신탁 포함)은 35조5천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침체 증시불안 등으로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그나마 안전한 은행 예금으로 몰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은행별 수신증가율은 큰 차이를 보였다. 주택.조흥.외환은행은 이 기간 동안 10%를 훨씬 웃도는 총수신 증가율을 기록한데 반해 한미.하나.국민은행 등은 10%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한미은행은 이 기간 중 총수신이 6천7백억원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은행별 수신 증가액이 이처럼 큰 편차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은행의 수신기반뿐만 아니라 영업전략 차이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총수신이 감소한 한미은행 관계자는 "자금을 끌어와도 운용할 데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올들어 일체 수신 캠페인을 벌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택은행을 비롯해 조흥.외환은행 등은 비록 수신확대가 곧바로 이익 증대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장기 영업기반 확보차원에서 예금유치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의 경우 합병 등 추가적인 구조조정에 대비, 덩치(자산)를 키워 향후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포석도 깔고 있는 것으로 금융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편 최근 7개월간 총수신 규모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주택은행으로 증가액이 10조2천억원을 기록했다. 그 다음은 조흥은행 5조6천억원, 외환은행 4조5천억원, 한빛은행 4조원, 신한은행 3조9천억원, 하나은행 2조4천억원 등의 순이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