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전체 거래량의 95%를 차지하고 있지만 투자 패턴에서는 주가가 '상투'일 때 사서 바닥에 파는 등 정석투자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은 거래비중이 2%도 안되지만 저점매수후 고점매도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등 사실상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화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9일까지 외국인이 8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한 기간에는 코스닥 지수가 10% 이상 올랐으나 개인이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을 때는 지수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패턴을 지수대별로 볼 때 외국인들은 지수가 55~75포인트에 집중적으로 매수해서 85포인트 이상에서 매도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개인은 75포인트 이상의 상투에 사서 55포인트 이하의 바닥에 팔아 밑지는 매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은 덩치만 큰 '허수아비'=코스닥 지수별 순매수·순매도 현황을 볼 때 개인은 헛다리만 짚을뿐 실속은 외국인이 챙기고 있는 모습이다. 외국인의 투자 패턴은 저점매수,고점 매도의 전형적인 정석투자로 요약된다. 올 들어 지난 29일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7천6백76억원으로 이중 77.6%인 5천9백59억원이 중저점의 지수대인 55~75포인트에 몰려 있다. 85포인트 이상의 상투권에서는 3백80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시장 흐름에 순응하는 투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면 개인의 투자 패턴은 외국인과 정반대다. 올 들어 개인의 총순매수액은 9천4백21억원으로 이중 68.1%인 6천4백17억원이 75~85포인트의 높은 지수대에 집중돼 있다. 또 85포인트 이상의 최고점에서도 1천1백46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55포인트 이하의 바닥권에서는 오히려 1백61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높은 값에 사서 쌀 때 파는 '엉터리' 투자 패턴을 보이고 있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외국인과 개인의 정보력 차이도 있겠지만 개인은 지수 상승시 추격매수하고 하락시에는 투매하는 등 심리적 요인에 크게 좌우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사야 지수가 오른다=외국인의 시장 주도는 연속 순매수와 지수 상승간의 상관 관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갈 때는 지수도 동반 상승하지만 개인이 연속 순매수하는 기간에는 오히려 지수가 하락하는 반비례 관계가 나타나고 있는 것. 최근 21일간의 외국인 연속 순매수기간에 코스닥 지수가 24.7% 상승한 것을 비롯해 지난 1월12~26일과 4월18~27일간 8일 연속 순매수 시에도 각각 18.6%와 10.3%씩 지수가 올랐다. 반면 개인은 2월19일~3월5일에 10일 연속 순매수를 비롯해 올 들어 4차례에 걸쳐 8일 이상의 연속 순매수를 보였으나 이 기간의 지수는 예외없이 5~14% 하락했다. 한화증권 이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 랠리에서 KTF의 순매수 비중이 40%를 넘는 등 철저히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집중돼 있지만 개인은 재료보유 중소형주나 투기성 종목 등으로 분산돼 있어 지수상승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따라서 외국인의 투자 패턴을 유심히 관찰해 이를 따라하는 것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