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는 과연 회생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채권단이 신규 자금지원을 포함한 정상화 방안을 31일 확정키로 한 가운데 하이닉스반도체가 추가 자구계획을 내놓았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1조원 신규 지원을 추진하되 불참하는 은행은 기존 채권을 청산가치로만 인정, 정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따라 채권단 지원안이 최종 결정되고 자구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하이닉스는 일단 위기를 벗어나 정상화의 길로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닉스 자구계획 = 하이닉스반도체는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신규자금지원에 맞춰 올연말까지 8천8백50억원,내년중 1조7천1백50억원 등 총 2조6천억원의 자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이닉스는 당초 올해중 7천9백50억원,내년 상반기 4천억원등 총 1조1천9백50억원의 자구계획을 마련했었다. 하이닉스의 수정 자구안에는 내년 상반기중 반도체 시설매각과 전략적 제휴로 각각 5천억원 이상씩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반도체설비를 설치하다가 중단된 영국 웨일즈 공장의 매각대금 1천억원과 중국 다롄 공장매각 대금 3백억원도 들어있다. 이외에도 현대정보기술 온세통신 두루넷등의 주식을 처분키로 했다. 채권단 회의 어떻게 되나 = 논란을 빚었던 하이닉스 신규지원 불참은행의 부채 탕감비율이 당초 계획보다 10% 이상 올라가 80%를 넘게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하이닉스의 정상화 방안이 과연 전체 채권단 회의에서 75%이상의 합의를 얻어 통과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신규지원 불참은행의 부채탕감 비율을 수정한 것은 산업은행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외환은행은 당초 신규지원에 불참하더라도 전체 정상화 방안에 보다 많은 찬성표를 유도하기 위해 채권의 30%는 최소한 인정해줘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때문에 불참은행은 기존채권을 70% 탕감하고 30%는 출자전환토록 하는 방안을 만들어 지난29일 채권은행에 배포했었다. 이에대해 산업은행은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 산은은 하이닉스에 신규 지원을 않겠다는 것은 하이닉스를 포기하겠다는 얘긴데,그런 은행들의 채권을 30%나 인정해주는 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다시말해 하이닉스를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보는 신규지원 불참은행에 대해선 보유채권을 청산가치로만 인정해주는 게 "원칙"이라고 산은은 주장했다. 외환은행은 산업은행과 협의 끝에 결국 신규 지원 불참은행의 채권을 청산가치로 평가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문제는 그같은 수정안을 신규지원 불참은행들이 과연 받아들이느냐다. 신한 하나 한미은행 등은 "청산가치 만큼만 인정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의 75%이상 합의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권을 쥔 국민 주택은행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란 점이 주목된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기존 채권을 청산가치인 15~20%만 건지더라도 신규 지원엔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담보채권을 신용채권보다 우대해주기만 한다면 탕감비율에 상관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 주택은행이 "청산가치 평가"안을 받아들인다면 수정된 하이닉스 정상화방안은 전체 채권단회의에서 75%이상 합의를 얻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김성택.차병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