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4:29
수정2006.04.02 04:32
미국 뉴욕의 테러사건 이후 온 세계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은 여성이 살기 가장 힘든 나라로 꼽힌다.
여성들은 집밖에서 일하는 것이 금지돼 있으며 외출할 때는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닿는 차도르를 뒤집어써야 한다.
여성들은 교육을 받아서는 안되며 남성의사에게 진찰이나 치료를 받을 수도 없다.
이러한 여성에 대한 억압정책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표방하는 탈레반 집권 이후 강화됐다.
원래 이슬람의 기초가 되는 코란은 이념상 남녀평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생활면에서 남녀의 역할을 구분하고 있으며 이슬람사회에서 남성은 종교 정치 경제 등 공적인 활동,여성은 사적인 가정 내의 활동을 맡는 것이 전통이다.
이슬람의 남녀를 구분하는 법도나 순종을 미덕으로 여기는 풍습은 우리 조상들이 과거 강조했던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나 여인의 삼종지도(三從之道) 등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억압된 여성의 세계였던 이슬람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이슬람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엔 여성차별철폐 협약에 가입했으며 모로코 국영항공에서는 최신예 보잉 747기를 모는 여성 조종사가 탄생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수출의 70%를 여성이 담당하고 있으며 파키스탄의 인터넷카페에서는 아프간을 탈출한 여성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특히 이란과 같은 국가는 여권의 신장속도가 우리보다 빠르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선거에서 우리의 두 배가 넘는 35명의 여성 국회의원을 뽑았으며 대학생 중 여성비율이 60%,과장급 이상의 여성공무원 비율도 5.5%에 달한다.
올해 유엔이 발표한 여성권한 척도에서 우리나라는 64개국 중 끝에서 네번째인 61위를 차지했는데,우리보다 뒤처졌던 나라는 방글라데시 터키 이집트와 같은 이슬람국가들이었다.
이슬람국가 중에도 말레이시아와 같은 나라는 38위로 여성지위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달해 있다.
우리나라의 순위 상승은 물론 더 이상 추월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성의 권익이 신장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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