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외경쟁력 지표 가운데 이른바 국가경쟁력보다 '열악한 사업여건'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됐다. 31일 LG경제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외국기관이 평가한 한국의 국가경쟁력, 경제자유도,부패수준 등이 모두 악화됐으나 사업여건은 악화정도가 특히 심하다고 밝혔다. 올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과 세계경제포럼(WEF)이 각각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세계 28위와 23위를 각각 차지했으며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대만, 홍콩, 일본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국은 영국 이코노미스트 부설기관인 EIU의 아시아 각국 사업여건 조사에서는 6위로 밀려났으며 홍콩 정치경제위험 연구센터(PERC)의 비즈니스환경평가에서도 말레이시아, 태국, 중국은 물론 인도네시아에도 밀려 9위에 그쳤다. 또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평가한 아시아 각국의 창업여건 순위에서도 말레이시아,중국 등에 뒤져 7위에 머물렀으며 세계최대 회계법인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회계투명성 및 지배구조평가에서는 평가대상 아시아 9개국중 최하위를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다. 연구결과 한 국가의 부패수준과 사업여건의 상관관계가 0.93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경제자유도와 사업여건(0.88),국가경쟁력과 부패수준(0.87), 경제자유도와 부패수준(0.84) 등 한국이 낮은 평가를 받은 대부분의 주요 평가요소들이 상호간에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또 PERC의 자료를 인용, 외국인 직접투자와 사업여건의 상관관계 역시 0.71로 높게 나타났으며 각국의 경상 국내총생산(GDP)과 증시 시가총액을 볼 때 증시와 경제자유도의 상관관계 역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LG경제연구원의 박상수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투명성과 사업여건에 대한 해외주요기관들의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지 않다"며 "회계투명성과 신뢰할 수 있는 지배구조와 함께 국가차원의 IR활동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