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맨' 로저 클레멘스가 호투한 양키스가 반격의 1승을 올렸다. 31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뉴욕 양키스는 선발 클레멘스와 '특급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의 환상적인 계투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2 대 1로 제압,2연패 뒤 귀중한 첫승을 챙겼다. 올 시즌 20승3패(승률 0.869)로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을 올렸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부진을 면치 못했던 클레멘스는 이날 7이닝 동안 애리조나 강타선을 상대로 삼진 9개를 뺏어내며 3피안타·1실점으로 역투,오랜만에 이름값을 해냈다.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리베라는 2이닝 동안 6타자 중 4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특급 소방수로서의 위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리베라는 이날 세이브로 포스트시즌 23연속 세이브 행진을 이어갔다. 8회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던 김병현은 팀의 패배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마운드의 중량감에서 앞선 양키스의 압도적인 우세가 예상됐지만 애리조나의 제3선발 브라이언 앤더슨이 예상 외로 호투해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먼저 기선을 잡은 쪽은 양키스. 양키스는 2회말 호세 포사다가 앤더슨으로부터 팀의 월드시리즈 첫 홈런인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1 대 0으로 앞서갔다. 반격에 나선 애리조나는 4회초 선두타자 스티브 핀리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루이스 곤잘레스의 좌전안타,두라조의 볼넷 등으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6번 매트 윌리엄스가 우익수 깊숙한 희생플라이를 날려 1 대 1 타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애리조나 선발 앤더슨의 호투에 5회까지 4안타밖에 뽑아내지 못하던 양키스는 그러나 6회말 2사 1,2루의 찬스에서 스콧 브로셔스가 앤더슨을 구원한 마이크 모건으로부터 깨끗한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결승점을 올렸다. 애리조나는 7회 클레멘스와 8회부터 등판한 리베라로부터 매회 삼진 2개씩을 당하며 이후 안타 하나 때려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의 시구로 시작된 이날 경기는 경찰 병력 1천2백명이 동원돼 모든 입장 관객을 대상으로 보안검색을 하고 3시간 동안 스타디움 주변을 이잡듯이 뒤지는 등 삼엄한 경비 속에 치러졌다. 양팀의 4차전은 1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양키스는 올랜도 에르난데스를 선발로 내정했으며 애리조나는 1차전 승리투수인 커트 실링과 미구엘 바티스타 중 한명을 내세울 계획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