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하루만에 하락 반전하는 등 혼조세 양상이다. 전날 강한 반등세를 업고 개장초 1,300원 상향 돌파 시도가 예상됐던 환율은 네고물량 등 월말 공급우위 장세에 밀렸다. 수급상황이 장을 주도한 가운데 아래쪽으로 하방경직성을 확인했다는 인식이 강해 적극적인 하락은 이뤄지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설 등의 대외 불안 요인도 아래쪽에 대한 지지력을 확인했으나 위쪽으로 갈 만한 요인도 많지 않다. 최근 역외세력의 매매동향에 의해 흔들리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으며 1,300원을 향한 반등 시도는 아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20원 내린 1,296.10원에 시월의 마지막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1,296원선을 주무대로 했으며 달러매수(롱)과 달러매도(숏)마인드가 교차하면서 '1,295원 지지선, 1,300원 저항선'의 테두리내에 철저히 갇힌 모습이다. ◆ 줄다리기 장세 = 시장 마인드는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쉽게 어느 한쪽으로 몰릴만한 요인이나 수급이 없어 환율은 안정적인 흐름이다. 한동안 더 탐색전을 펼친 다음에야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역외세력도 시점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293원을 바닥으로 보는 심리와 1,300원 반등이 어렵다는 빡빡한 범위내에서 환율의 등락이 당분간 결정될 예정.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에 이어 1,300원 상향 돌파 시도를 예상했으나 달러매수초과(롱)상태가 과했던 것 같다"며 "전자업체 중심으로 네고물량이 많이 나왔으며 '1,300원은 버겁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매수심리가 아직 강해보이나 아직 네고물량이 소진될 때까지는 쉽게 시도하지 못할 것"이라며 "1,292∼1,293원에서 바닥심리를 확인하고 1,300원이 버겁다고 보면 내일은 1,294∼1,298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어제와 달리 역외가 조용하니까 내려선 것을 보니 물량 부담이 여전히 있는 것 같다"며 "반등시점은 아직 멀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업체의 결제-네고는 시점보다 레벨에 맞춰 나올 것"이라며 "역외 역시 마찬가지며 한동안 1,295∼1,300원 범위에 갇힌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공급 우위 장세 전환 = 전날 결제수요에 가렸던 네고물량은 이날 다시 모습을 나타내며 공급 우위의 장세를 주도했다. 개장초 1,299원선에서부터 출회된 네고물량은 전자업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이어졌던 반면 결제수요는 1,295원선에서 대기하면서 추가 하락을 방지했다. 전날 강한 반등을 이끌기도 했던 역외세력은 대체로 관망세로 일관했다. 은행권은 전날 강한 반등세에 따라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으로 이월했으나 네고물량이 출회되자 이를 털어버리곤 했다. 달러/엔 환율은 122엔 상향돌파 시도가 있었으나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소폭 되밀렸다. 전날 뉴욕에서 소비자신뢰지수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달러/엔은 121.90엔에 마감했으며 이날도 정체된 흐름속에 미국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우려감으로 소폭 내려앉았다. 그러나 달러/원과는 무관한 흐름. 오후 4시 54분 현재 121.80엔.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전날과 같은 1,298.30원에 출발한 환율은 서서히 레벨을 높여 이날 고점인 1,299.50원까지 올라섰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한산한 거래속에 소폭 올라 1,300/1,301원에 마감한 것을 반영한 셈. 그러나 이후 환율은 추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업체들의 네고물량이 출회되면서 되밀려 11시 18분경 1,296.10원까지 내려섰다. 한동안 1,296원선에서 배회하던 환율은 달러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서서히 반등하면서 오전 거래를 1,297.20원에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297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아래쪽으로 흘러내리면서 1시 46분경 이날 저점인 1,295.7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1,296원선을 주로 거닐다가 반등하면서 1,297.20원으로 올랐으나 이내 되밀려 1,296원을 경계로 좌우 횡보했다. 장중 고점은 1,299.50원, 저점은 1,295.70원으로 변동폭은 3.80원이었다. 전날에 이어 주식순매도에 치중한 국내 증시의 거래소에서 494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46억원의 매수우위였다. 매도 규모가 크지 않았으며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가하지 않았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5,01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5억2,56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7억2,000만달러, 4억6,170만달러가 거래됐다. 다음달 1일 기준환율은 1,297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