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영국 런던에서 열렸던 게임박람회 ECTS에 참가한 한국 기자들은 한밤중에 런던 밤거리를 헤매야 했다. 기사를 보내기 위해 PC방을 찾아나섰던 것.하지만 런던에는 초고속통신이 가능한 PC방 대신 모뎀을 사용하는 인터넷카펫만 보일 뿐이었다. 최근 해외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e메일이나 사진 몇장을 보내기 위해 이같은 어려움을 겪으며 새삼 국내 PC방의 위력을 실감했을 것이다. 90년대 후반에 생겨난 PC방은 불과 5년여만에 우리나라 IT(정보기술)비즈니스의 핵심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98년말 불과 3천5개에 불과하던 PC방은 99년말 4백%나 늘어 1만5천개를 돌파했고 작년말에는 2만1천4백60개에 달했다. PC방의 이같은 증가세는 서울과 6대 광역시는 물론 읍면단위까지 급속히 퍼지며 온라인게임을 키우는 온실 기능을 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유례없는 저금리 여파로 PC방 창업붐이 다시 일면서 2만5천개를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PC방의 폭발적 증가는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쉽게 인터넷에서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하지만 사업자들은 급격한 증가로 인한 과당경쟁과 수익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간당 이용료 1천원 공식은 무너진 지 오래이고 대세가 되어버린 온라인게임 유료화는 PC방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PC방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에서 탈피,다양한 인터넷 콘텐츠를 이용하는 문화공간으로 변신을 모색하고 있으며 서서히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PC방 고객층은 직장인 대학생 등 다양한 계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고등학생의 비중이 40%로 여전히 가장 높지만 대학생(35%),일반인(20%)의 비중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가정내 초고속통신망 보급으로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던 청소년층이 전년대비 15% 가량 낮아진 대신 일반인과 대학생이 비중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