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이 IT(정보기술) 비즈니스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산업은 올해도 20% 가량의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 많은 업체들이 대박의 꿈을 안고 새롭게 게임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올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거 아이들 노리개에 불과했던 게임이 유망산업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굳히고 있다. 영화를 능가하는 고부가치산업 부가가치로 따지면 게임은 헐리우스 대작을 능가한다. 1백년 영화사상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는 "타이타닉"은 2억5천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7배가 넘는 18억5천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반면 90년대 PC게임 최대의 흥행작으로 꼽히는 "스타크래프트"는 개발비 3백70만달러를 들여 3억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렸고 아직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개발비의 80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게임업체의 수익률도 높다. 코스닥 황제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는 수익률이 높기로 유명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0.5%,순이익률은 41.5%였다. 올해도 40%대의 순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에 새로 진입하는 게임업체들의 경우에도 매출대비 이익률이 일반 제조업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게임산업 호황,게임업체 불황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IT산업 불황으로 국내 게임업계는 고성장 속에서도 구조조정기를 맞고 있다. 매년 고성장을 거듭해온 온라인게임과 PC게임은 물론 새로 부상하는 모바일게임도 전환기를 맞고 있다. 아케이드게임도 댄스시뮬레이션의 뒤를 이을 대작 부재와 일본의 경기침체로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온라인게임에서는 선발업체의 독과점과 이로 인한 양극화가 심하다. 온라인게임시장의 70%를 엔씨소프트 CCR 넥슨 액토즈소프트 등 메이저 업체들이 점유하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은 온라인게임 특성상 후발업체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좁다. 태울 웹젠 등이 우수 게임을 개발해 서비스에 나섰지만 유료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모바일게임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동통신업체들이 모바일게임 서비스에 발벗고 나선 올해 초까지만 해도 모바일게임은 게임산업을 이끌어갈 기대주로 여겨졌고 약 1백개 업체가 온라인게임 개발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업체들은 모바일게임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게임업체들은 푼돈이나 챙기고 있다며 푸념하고 있다. PC게임 분야에서는 "하얀마음 백구" "짱구는 못말려" "디지몬 보물섬" 등 아동용 게임들이 각기 10만장 안팎의 판매실적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판타그램의 "킹덤 언더 파이어"도 40만장 가량 팔려 국산 게임의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등 외산 대작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지지 않고 있다. 아케이드게임 업계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기던 젊은이들은 대부분 PC방으로 옮겨갔고 일본 시장은 올해 40%나 위축됐다. 아케이드게임 수출은 지난해 20% 감소했고 올해도 줄어들 전망이다. 싱글로케이션(당구장 문구점 등 오락실이 아닌 곳에도 게임기 설치를 허용하는 제도)에도 큰 기대를 할 수 없게 됐다. 당초 예상과 달리 설치 장소가 실내로 제한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게임,IT비즈니스의 트로이목마 게임산업이 안팎으로 시련을 겪고 있지만 전체적인 전망은 맑다. 해마다 두자리수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게임업체들이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체들은 좁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점차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해외에 나가 혁혁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만에서는 국산 온라인게임이 전체 시장의 7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중국 홍콩 등 중화권은 물론 그동안 국산 온라인게임의 입김이 미치지 못했던 미국 일본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PC업계에서도 판타그램인터랙티브가 유럽,미국,일본 시장에 지사를 세우고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 40만장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게임 전문 컨설팅회사인 게임브릿지의 유형오 사장은 "국내 게임산업이 두자리수의 고성장 속에 안팎으로 많은 도전과 변화에 직면해 있지만 침체되어 있는 우리 IT비즈니스에 활로를 터주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