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성 화백을 한번도 뵌 적이 없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입니다" '월전미술상'의 제5회 수상작가로 선정된 한국화가 이왈종씨(56)는 "저보다는 오히려 젊은 작가들이 수상하는게 더 바람직하지 않느냐"고 되물은 다음 "앞으로도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설명했다. 월전미술상 시상식은 오는 9일 열린다. 그가 미술상을 받는 것은 1991년 월간 '미술시대'가 선정한 한국미술작가상 수상 이후 10년만이다. 월전미술상은 국내 최고령 작가인 장우성 화백(90)이 지난 89년 격년제로 제정한 것으로 한국화 부문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작가에게 수여된다. 주최측인 월전미술문화재단은 "이씨가 매년 한 두차례 개인전을 열며 동양적인 사유와 관조를 자유로운 화면구성과 풍부한 색감으로 표현한 점이 돋보였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씨는 2년후 열리는 수상 기념전에서 대작과 요즘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현무암을 음각화한 신작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90년 '잘 나가는 교수(추계예술대)작가'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훌쩍 제주도로 내려갔다. 좋은 작품은 평상심에서 나온다는 믿음으로 욕심과 집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무 연고도 없는 제주에 자리를 잡았던 것. 처음엔 남제주군 남원읍에 둥지를 틀고 4년 가량 살다가 서귀포시 제주시 등으로 옮겨가며 작업에 몰두해 왔다. 제주생활 10여년 동안 그는 '생활속의 중도' 연작을 비롯 두꺼운 장지그림, 실험성 돋보이는 도조작품, 천을 사용한 콜라주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이씨는 요즘 뉴욕 첼시아센터에서 열리는 전시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14일 개막되는 이번 뉴욕전에선 미국 테러사건을 주제로 한 14폭 짜리의 대형 화첩 두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테러 참사로 인한 인간 존엄성의 상실 등을 작가 특유의 운필의 묘를 통해 희화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첼시아센터에서 열리는 한국전에는 이씨외에 장순업 송수련씨등 한국화가 6명도 작품을 낸다.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