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림 외환은행장이 말 문을 열었다. 지난 7월말 하이닉스반도체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극구 사양해왔던 김 행장이 채권단 지원이 확정되자 언론홍보에 적극 나선 것. 김 행장은 지난 1일 KBS 라디오 '박찬숙입니다'에 출연해 채권단의 지원 배경과 하이닉스 회생전망에 대해 주채권은행장으로서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프로에서 "하이닉스는 기술경쟁력이 경쟁사들에 뒤지지 않는다"며 "취약했던 재무구조가 채권단 지원으로 건실해진 만큼 살아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같은 날 뉴스전문 케이블방송인 YTN과도 인터뷰를 갖고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지원키로 한 것은 하이닉스를 정리하는 것보다 채권회수에 유리한 데다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행장은 그동안 "이해가 엇갈린 채권단의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 주채권은행장이 말을 많이 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말을 아껴 왔다. 때문에 주채권은행장이 너무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다. 그러나 진통 끝에 하이닉스 지원이 매듭지어지자 자신이 직접 언론에 나서 하이닉스 문제에 대한 소신을 밝히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지난 3개월여 동안 하이닉스 때문에 스트레스와 과로가 쌓여 어금니까지 빠졌던 김 행장은 이젠 더이상 하이닉스 지원 문제로 마음 고생하는 일이 없기만을 빌고 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